정치 이야기를 즐겁게 하려면?
이번에 애정클에서 실험하기로 결정한 소재는 영화입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애증의 정치클럽 🍂건조 에디터입니다.
에디터노트가 한 주 만에 돌아와서 놀라셨지요? 이번 주에 꼭 알려드리고 싶은 소식이 있어 발행 순서를 조정하게 되었답니다. 애정클에서 개최하는 새로운 모임에 대한 이야기에요. 꼭 레터 마지막까지 살펴주세요!
지난 1주간의 애정클 콘텐츠
- [에디터노트_기고]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를 보살피는 정치인 (1/28)
- [쓸모있는 정책플리] 저출산, 현금으로 지불하시겠어요? (1/30)
- [주간 애증 담소] 🚫이태원 특별법을 거부한 이유 (2/1)
구독자분들께선 이런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에디터노트] 외삼촌의 반전 (1/12)
저는 진보성향인지라 그동안 아끼는 사람들과는 정치 이야기를 피해왔는데요. 오늘 레터를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각 입장에 대한 이해가 폭넓어져야 건강한 대화가 가능하겠다는 자기 반성을 했어요. 참 간단하고도 어려운 얘기네요. (오르니 님)
[주간 애증 담소] 🇹🇼 모두가 대만 선거에 주목하는 이유 (1/18)
대만편 읽고 리뷰 남깁니다. 해외 정세를 잘 정리해주신 점은 좋았으나, 대체로 신문 기사를 요약하는 것에 그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요약 후 사진이나 도표를 넣든, 이야기로 풀든 새롭게 재가공을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주로 텍스트 중심이라 읽으면서 재미 요소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익명 님)
[에디터노트_기고]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를 보살피는 정치인 (1/28)
아무도 관심이 없었을 것 같은, 더불어민주당 전국 위원장 선출에 응하고, 당선되고, 그 이후에도 애쓰고, 메일로 날아온 뉴스레터를 읽다가, 그것이 너무 안타까운데, 그 존재가 사라졌다고 해서는, 고인의 명복이라도 빌고 싶어, 찾아와, 몇 자 적어둡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라도 편안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LIN KIM 님)
‘애증의 정치클럽’이라는 이름을 정한 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3개의 후보 중 팀원들의 만장일치로 정해진 이름이었어요. 후보로는 ‘모닝정치클럽’, ‘정치토크클럽’, ‘애증의 정치클럽’이 있었습니다. 지금 봐도 가장 강렬한 건 ‘애증의 정치클럽’이네요. 어디 가서 소개해도 기억에 남는다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보시다시피 클럽이라는 키워드를 먼저 정해 두고 이름들을 만들었어요. 애정클 멤버들은 모두 대화에 목 말라 있었습니다. 정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잘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정치 얘기는 모임에서 안 하는 게 좋다’는 규칙을 깨고 싶었죠. 다른 누구도 아닌 저희에게 애정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간 구독자 모임을 적극 기획하지 못했습니다. 영화 단체 관람과 독서토론모임을 한 번씩 개최하는 것에 그쳤죠. 이전 에디터노트에서 애정클을 시작할 때와 지금 시점에서 정치 콘텐츠를 만드는 마음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얘기한 적 있는데요. ‘클럽’이라는 정체성에 대해서도 생각이 몇 번이고 바뀌었어요.
솔직히 처음엔 댓글창을 열어두기만 하면 소통과 대화가 이뤄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네, 순진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인터넷이라는 공론장이 얼마나 많은 기대를 배반했는지 알고 있잖아요. 안전장치와 규칙 없는 공론장은 무의미하죠.
정치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땐 더욱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정치 얘기를 하지 않을 이유는 충분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구독자분들께서 보내주신 의견들을 종합해보면 명쾌하게 정리되더라고요.
1️⃣ 사람들은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과 부딪히길 피합니다.
2️⃣ 재미없고 지루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3️⃣ 부당한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괴롭습니다.
이 세 가지를 정치라는 주제가 가진 태생적 한계라고 할 수 있겠네요. 콘텐츠를 만들 때도, 클럽 활동을 기획할 때도 까다로운 지점들입니다.
물론 모임에 참여해주실 구독자 분이시라면 그럼에도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모임의 성격이 너무 무거워지는 것은 지양하고 싶었습니다. 일방적인 강연 혹은 찬반 토론의 형식은 피하려고 했어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 성장하는 동시에 재미를 느끼길 바랐습니다.
가장 어려운 지점이 여기였습니다. 사람들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정치와 연관지어 명쾌하게 떠올리기가 어려웠어요. 정쟁을 스포츠처럼 중계하고, 자극적인 언설을 강조하는게 증명된 전략처럼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애정클에선 바라지 않는 일이죠. 정치 이야기의 태생적 한계를 오히려 강화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함께 공부하는 모임이면 될까요? 배움은 분명 즐거운 일이지만, 난이도를 정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정치에 대해 말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가 고민인 사람을 위한 모임을 만든다면 ‘지식의 습득'은 모임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특정 사안에 대한 각자의 생각부터 공유하기에는 심적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정치 이야기를 재밌게 하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애정클에서 실험하기로 결정한 소재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한 매체죠.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실제 뉴스보다는 거리를 두고 볼 수도 있습니다. 주제를 서사에 담아 전달하기 때문에 쉽게 몰입할 수 있고, 다양한 해석을 시도해볼 수도 있죠.
그래서 플랫폼 넷플연가를 통해, 3월 첫째주부터 애증의 시네마 정치 클럽을 엽니다.
정치인, 선거, 시민, 권력이라는 4가지 키워드를 준비했어요. 키워드별로 3편의 영화를 보고, 각 영화가 비추는 정치의 일면들을 비교해 봅니다.
영화를 지팡이로 각 키워드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요?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은 넷플연가 신청 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어요. ‘정치 이야기’를 한번쯤 터놓고 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도전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줄곧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모임은 애정클에게도 도전입니다. 정치 이야기를 더 즐겁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클럽'으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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