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와 금융권이 태영건설 얘기로 시끄럽습니다. 태영건설은 ‘빚을 도저히 못 갚겠다’며 지난 12월 28일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에게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요. 바로 오늘(11일) 채권자들 사이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결정하는 투표가 열립니다.

* 워크아웃(work out)이란?

• 빚이 쌓여 쓰러질 위기지만, 살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살리는 제도입니다.
• 채권단의 75%가(채권액 기준) 워크아웃에 동의하면, 빚을 갚는 기간을 늘려주거나, 일부 빚을 탕감해줍니다. 대신 기업에게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노력’을 주문합니다.
• 워크아웃이 안 되면 기업은 법원 주도의 법정관리로 들어갑니다. 기업의 영업활동이 중단되고 법원이 파산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실패하면 다른 건설사들과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까지 줄줄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사태는 부동산PF 위기의 시작일 뿐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가능할까요? 정부는 부동산PF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태영건설

• 국내 16위의 대형 건설사로, 태영그룹에 속한 계열사입니다.
• 태영그룹은 TY홀딩스라는 지주사 아래 자회사로 태영건설, SBS, 블루원 골프장, 에코비트 등을 두고 있습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유

• 12월 28일 만기였던 432억원의 부동산 PF 채무를 갚지 못했습니다. 추후에도 2조 50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PF 채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 PF

• PF(프로젝트 파이낸싱)란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금융기관들이 미래에 진행될 대규모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는 걸 말합니다.
• 우리나라에선 부동산을 지을 때 금융기관들의 돈을 미리 빌리는 ‘PF 대출’로 자금을 마련할 때가 많습니다. 건물을 짓기 전에 돈을 먼저 빌리고, 나중에 분양권이 팔리면 그걸로 돈을 갚는 겁니다.
• 돈을 이미 빌렸는데 건물 공사가 갑자기 취소되거나, 분양권이 안 팔리면 건설사는 돈을 못 갚을 위기에 처합니다.
• 작년에는 부동산 시장의 계속된 침체로 건물을 지어도 분양이 안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금리가 올라 PF 대출 이자 부담도 늘어났습니다. 건설사에서 반복되는 부동산 PF 위기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업장을 마구 늘린 탓도 있습니다.
• 그래서 작년부터 태영건설을 포함한 많은 건설사가 부동산 PF 대출을 못 갚아 부도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잘 될까?

태영건설과 돈을 빌려준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약속한 기업 개선안을 두고 실랑이를 벌여왔습니다.

태영건설이 한 약속 ↔ 채권단의 반발

✅ 태영: 자회사 태영인더스트리 팔아 태영건설에 지원

⇒ 🙎채권단: 태영인더스트리를 팔아 만든 1549억원 중 890억원이 태영건설이 아닌 TY홀딩스의 빚을 갚는 데 사용됐다. 태영건설이 아니라, 오너가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 쓰인 거다.

✅ 태영: 블루원 골프장 & 에코비트 팔아 태영건설에 지원

⇒ 🙎채권단: 4대 자회사 자산을 매각하겠다면서, ‘알짜 자회사’인 SBS 매각은 쏙 빠졌다.

✅ 태영: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 🙎채권단: 태영건설이 제시한 방안들로 마련할 수 있는 돈은 1조 6000억원. 태영의 PF 채무인 2조 5000억원에서 한참 모자란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오너 일가의 재산도 써야 한다.

•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한 약속이 애당초 충분하지 않고 그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반발했습니다.
• 대통령실과 금융기관도 태영건설이 더 노력해야 한다며 압박했습니다.
• 워크아웃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태영그룹은 약속대로 지원하지 않은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입금했습니다. 필요하면 TY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다만 방송법상 SBS 매각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 태영그룹의 추가 약속으로 채권단이 11일 워크아웃 개시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한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받는 것 자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워크아웃에는 국민의 혈세가 쓰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채권단의 수장이 대부분 정부 소유 은행이기 때문입니다.  민간기업이 경영을 잘못해 위기에 내몰렸는데 세금으로 살린다는 비판입니다.

정부는 어떻게 손댈 거래?

태영건설 사태는 부동산 PF 위기의 본격적인 신호탄입니다. 부실한 PF 대출 규모는 총 71조원으로 추산됩니다.

✅ 부동산 PF 위기가 더 커지지 않게 해야지

1️⃣ 85조를 PF 시장에 풀게

• 태영건설이 만기인 대출을 갚지 못한 건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유동성)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정부는 건설사들이 돈을 못 빌려서 망하지 않도록 PF 시장에 85조 원 가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 안 팔리는 부동산은 LH가 살게

• 공사가 끝났는데도 분양권이 팔리지 않는 주택은 LH가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렸는데 분양권이 안 팔려 건설사가 돈을 못 갚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 일단 부동산 경기를 살려야 해

작년에 부동산 PF 위기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나 상가가 잘 팔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방의 부동산 사업은 수도권에 비해 사업성이 낮아 작년부터 지방건설사들이 줄줄이 부도처리되었습니다.

1️⃣ 건설업체가 집을 더 많이 짓게 하자

• 올해 한시적으로 비수도권 개발부담금을 100%, 학교용지부담금을 50% 감면합니다. 건설업체들이 지방에 건설 공사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8년 만에 규제를 푸는 겁니다.

2️⃣ 사람들이 집을 더 많이 사게 하자

• 지방에서 집을 더 사도록 하는 정책도 추진합니다. 수도권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인구 소멸 지역에 주택을 한 채 더 매입하면, 여전히 1주택자와 동일하게 세금을 매깁니다.
• 아직 적용 지역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수도권과 5대 광역시가 포함될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 이에 정부가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방은 고가 주택 몇 채만 팔려도 집값이 들썩이기 때문에 지방 거주민의 주거비 부담을 늘릴 위험도 있습니다.
• 더 큰 문제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입니다. 집을 무리하게 사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면, 가계부채가 늘어나 오히려 경기가 침체될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 피습

• 1월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방문 중 흉기로 공격당했습니다. 목에 1.5cm의 자상을 입었습니다. 경동맥을 빗겨나가 최악 상황은 피했습니다.
• 경찰은 범인의 신상 공개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 밝히지 않았습니다. 범인의 정치적 성향을 두고 정치권에서 책임 공방이 이는 가운데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 이재명 대표는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된 후 수술을 위해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는 일부 지역 의사단체의 반발을 샀습니다. 수술을 더 잘 받기 위해 수도권 병원에 가 지방 병원에 대한 불신을 높였다는 겁니다.

한동훈 비대위 행보

•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운 국민의힘이 총선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 한동훈 위원장은 “때로는 왼쪽에서 정답을 찾겠다”고 발언하고, 5.18 정신 헌법 수록에 찬성하는 등 중도층을 공략하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을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사람만 공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낙연 민주당과 결별

• 오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탈당·신당 창당을 선언합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을 위해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이재명 대표가 이를 거절하자 탈당을 발표했습니다.
• 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3명(김종민, 이원욱, 조응천)이 탈당해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 이로써 신당 그룹은 이낙연 신당, 이준석 신당, 한국의희망, 새로운선택 4개의 세력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이 연합해 하나의 제3세력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