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달라질까, 쪼개질까?
혁신위가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가장 민감한 공천 개혁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크게 졌습니다. 이후, 국민의힘 내부가 시끄럽습니다. 김기현 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 터져나왔습니다.
일단 내년 4월 총선 전에 어떻게든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들이 전원 사퇴했고, 김기현 대표는 물러나는 대신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혁신위원장 자리에는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발탁돼 화제입니다. 한편 비윤계 의원들이 새로운 당을 차릴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과연 달라질까요, 아니면 쪼개질까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이번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징역형을 받고 강서구청장직을 상실했다가, 윤 대통령의 사면·복권으로 재공천을 받았습니다. 그런 만큼 당 안팎에선 김 후보 재공천을 밀어붙인 윤 대통령과 이에 끌려간 김기현 지도부에게 패배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이 김 대표와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원회를 비롯한 3개의 개혁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혁신위원회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설치하는 당의 혁신기구입니다. 혁신위원장의 권한은 당 지도부가 결정합니다. 혁신위원장이 당 대표와 맞먹는 권한을 갖게 될 경우 ‘전권 혁신위원장’이란 수식어가 붙습니다.
혁신위는 당이 위기 상황일 때 주로 출범합니다. 여야 모두 여러 차례 혁신위를 겪었지만,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주로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고, 혁신위 제안을 지도부가 대승적으로 수용하는 게 혁신위 성공의 조건으로 여겨집니다.
혁신위원장은 외부 인사가 될 수도 있고, 당 내부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외부 인사는 신선한 이미지가 필요할 때 주로 영입됩니다.
이번에 영입된 인요한 위원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19세기 미국에서 온 선교사 유진 벨의 증손자입니다. 가족이 4대째 선교와 의료 활동을 해왔고, 한국형 응급실 앰뷸런스 체계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됐습니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적도 있습니다.
국힘 혁신위, 뭘 해야 하지?
1️⃣ 비윤계 통합
-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내 갈등을 규합하고 비윤계 의원들을 포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 그러나 혁신위 구성부터 ‘통합’ 측면에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인 위원장은 비윤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순천 갑 당협위원장에게 혁신위원직을 제안했으나, 거절 당했습니다. 천 위원장은 김 대표 사퇴 정도의 혁신안이 나오지 않으면 혁신위의 의미가 없다며, ‘허수아비 혁신위원’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2️⃣ 공천 개혁
- 혁신위가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가장 민감한 공천 개혁을 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인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지만, 김기현 대표가 과연 공천 개혁의 권한까지 줄 지 미지수입니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겠다”고 했으나 공천이 포함된다는 확답은 하지 않았습니다.
- 김기현 대표가 공천권을 준다고 해도, 실질적인 공천 권한이 대통령실에 있는 상황이라면 혁신 가능성은 낮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 인요한 위원장이 영남 의원들의 퇴진 혹은 수도권 출마를 권유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영남 중진 의원들은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습니다.
신당이 생길 수도 있다는데?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와 김기현 체제에 비판적인 비윤계 의원들이 국민의힘을 나와 새로운 당을 차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2월까지 당의 쇄신을 지켜보고 결심을 끝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윤계의 또다른 축인 이준석 전 대표도 총선을 100일 남긴 12월까지 여당이 바뀌지 않으면 보수 정당이 개편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신당을 상의하지 않았지만,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이 신당을 만들 경우 수도권 선거에서 보수 표를 분열시켜 국민의힘에 타격을 줄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혁신위는 이준석계를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전 신당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떠오릅니다. 과거 열린우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던 일명 ‘창당 전문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최근 윤 대통령과 친밀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김한길 위원장과 친윤계 의원은 신당설을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정의당도 속앓이 중
-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 정의당도 내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류호정, 장혜영 의원은 득표율이 2%도 나오지 않은 선거 결과에 대해 이정미 대표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 이정미 대표는 이를 거부하고, 총선 전략으로 녹색당과의 연합을 꺼내들었습니다. 류호정 의원은 두 당의 연합은 당을 혁신하기에 부족하며, 제 3당을 만들려 하는 모든 그룹과 얘기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 한편 두 의원이 오히려 정의당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징계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장혜영 의원은 이에 선거 패배 책임을 취약한 청년 정치인에게 뒤집어 씌운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재명 복귀, 드디어 여야 만날까?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5일만에 당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 국민의힘이 당 대표 간 회동을 제시했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과의 3자 회동이 이뤄져야 실질적 논의가 가능하다며 조건을 걸었습니다.
- 체포동의안 가결에 투표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숙청'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내 화합이 우선되어야 윤석열 정부를 상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성범죄자는 이사 못 간다
- 고위험 성범죄자의 출소 후 거주지를 제한하는 법안이 도입됩니다. 일명 ‘제시카법’. 미국에서 2005년 9세 여아 제시카 런스포드가 성폭행 후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플로리다주에 제정된 법안입니다.
- 한국 안의 적용 대상은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10년 이상 징역형 및 전자 발찌 착용 명령을 받은 사람, 3회 이상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10년 이상 징역형 및 전자 발찌 착용 결정을 받은 사람입니다.
- 미국 안은 학교, 유치원에서 일정 거리 이내 거주를 제안하는데, 한국의 경우 국토가 좁아 실현이 어려워 지정 거주지에 살게 하는 안만 채택하기로 했습니다. 법무부 입법으로 도입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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