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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과 국민의힘, 같은 편끼리 왜 싸워?

애정클
애정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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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클러버라면 주목


✔️ 국민의힘 왜 몇달째 뒤숭숭한지 짜증나면서도 상황을 파악하고 싶은 사람

✔️ 이준석과 국민의힘, 같은 편인데 싸우는 이유 궁금한 사람

✔️ 윤석열 대통령, 낮은 지지율 회복에도 여념이 없을 텐데 왜 자꾸 당 관련 뉴스에서 언급되는지 알고 싶은 사람


지금 상황 알아보기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3일, 이준석 전 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및 당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세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힘이 자신에게 징계를 내리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를 확정한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도에 따라 자신을 내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윤핵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당의 쇄신을 위해 이들이 뒤로 물러설 것을 주장했다. 보수정당이 과거의 권위주의를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에게 ‘저격’ 당한 국힘 당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맞대응을 펼쳤다. “대선에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의 고기를 판 건 저였다”라는 표현이 특히 문제시됐다.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이에 고사성어 양두구육(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내세우나 속은 변변하지 않음)을 인용한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거친 표현들이 많아 논란이 일었다.


알면 좋은 맥락


국힘 내부 갈등의 발단은 대선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윤석열의 대선 후보 등판부터 현재까지의 타임라인을 간단히 훑어보자.

2021년 하반기

  • 윤석열이 국힘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에 윤석열의 입당 시기를 두고 이목이 집중됐는데, 일정이 누출되면서 당초 예정 일자보다 빠르게 입당을 하게 됐다. 당시 지방 출장 중이었던 이준석 대표는 일정 변경에 대한 연락을 받지 못했고, 이 대표가 의도적으로 소외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한편 윤석열 측은 오히려 이 대표 측에서 정보를 흘린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대응했다.
  • 이준석 대표가 녹음한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는 사건도 있었다. 윤석열은 이에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표했다. 윤석열 캠프 인사들과 이 대표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12월

  •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서 이준석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게 성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세연은 이를 국힘 윤리위원회(윤리위)에 제소했지만, 윤리위는 수사기관이 아니므로 접대 여부를 수사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2022년 3월

  •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국힘이 대선에서 승리했다.

4월

  • 가세연에서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에 국힘 윤리위는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이준석 대표의 징계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6월

  • 지선까지 승리한 뒤, 이준석 대표는 당 개혁을 위한 기구인 혁신위원회(혁신위)를 출범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혁신위 논의 사항에 일명 ‘친윤’ 공천을 막는 시스템 도입을 포함하겠다고 했다. 이에 친윤 의원들은 혁신위가 이 대표 자신의 당내 세력을 키우기 위한 조직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vs 윤핵관의 대립이 다시 불거졌다.

7월

  • 국힘 윤리위에서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결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직무대행과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이준석을 가리켜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 표현한 것이 유출됐다.
  • 이윽고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사퇴했고, 권성동 직무대행 역시 8월 1일 사퇴했지만 원내대표직은 유지했다.

8월

  • 국힘은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비대위 체제에 들어갔다. 주호영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따라 이준석 대표는 자동 해임됐다.
  • 이준석 대표가 비대위 체제 수립과 그로 인한 당 대표 해임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비대위 출범은 무효가 된다. 이 대표의 해임 역시 무효가 되므로 징계가 끝나는 1월 당 대표로 복귀가 가능해진다.

그래서 내가 궁금한 건

이번 갈등, 본질이 뭐지?


사실 정당 안에서의 계파 갈등(복습하기)과 권력 투쟁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정치의 본질을 ‘권력에 관여하고자 하는 분투 노력 또는 권력 배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분투 노력’이라 정의했듯, 조직 안에서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인들의 싸움은 항상 존재해왔고 때론 과열돼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국민의힘 내분 상황은 분명 이례적이다. 보통 선거라는 큰 정치적 이벤트에서 당이 승리하면 총사령관격인 당대표에게 공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야당으로서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는 대성공을 거둔 국힘은 선거 직후 서둘러 당대표를 축출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를 두고 여러 차원의 해석이 나온다.

잘못된 만남

우선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갈등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국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이준석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2021년 3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한 매체와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준석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하였다.

이후 이준석은 당대표로, 윤석열 전 총장은 국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한 배를 타게 된 상황임에도 이 대표와 윤 후보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종종 드러났다.

선거기간 중 일명 ‘윤핵관'이라는 익명의 제보자들은 경선 때부터 언론을 통해 당의 방향, 김종인 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표출하며 마찰을 빚어왔다. 이준석 대표도 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으며 ‘윤핵관은 윤석열 후보 본인'이라고 발언하기도 하였다.

윤석열 후보 측이 선대위 일정을 당대표와 공유하지 않는다거나 이 대표가 반대하던 인사가 선대위에 발탁되는 등의 사건이 일어나자, 이준석 대표는 초유의 ‘당무 거부 사태'를 일으키며 잠적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둘이 화해하며 잠시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지만, 이윽고 선대위 회의 도중 조수진 최고위원과 이준석 대표간의 갈등이 일어나며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를 사퇴하고, 국힘은 2022년 1월 새롭게 선대위를 꾸리게 됐다.

당선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 내부 사정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력 다툼에 개입하는 듯한 정황이 드러났다.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텔레그램 대화 유출이 대표적이다. 이준석 전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날 ‘이 새끼 저 새끼’했다”고 공개 저격하며, 둘 사이 감정 싸움이 극에 달했다.

개혁보수 vs 기득권 보수

물론 개인적 갈등도 있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보수 개혁을 내건 이준석 대표와 보수 기득권 간 노선 및 세대 갈등이라는 관점도 있다. 우선 이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 중 일부를 살펴보자.

“정치는 대안의 경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시절의 모습은 지금 우리 국민의 힘의 대안이 아닙니다. 노루 발 못 뽑기와 삭발, 반공과 종교적 근본주의가 대안일 수는 없습니다.”

공정, 성, 차별, 약자 담론, 정의, 사회적 갈등과 철학의 충돌 같은 중요한 미래의 과제들을 하나도 다루지 못하는 정치권이 젊은 세대의 어떤 참여를 이끌어내겠습니까? (중략) 60년째 북풍의 나발을 불면서 선거에 이겼다고 착각하는 집단은 아마 지난 3번의 선거 승리를 복기하면서 여가부 폐지 정도의 나발만 불면 젊은 세대가 그들을 향해 다시 지지를 보낼 것이라는 착각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겁니다.”

이준석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보수의 지향점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보수 정당이 보수의 가치를 재확립해 시대적 과제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을 끌고 오는 과거의 보수 정치를 반복하고 있으며, 윤핵관들은 자기 권력을 얻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는 내내 자신이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임을 자처해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정치권에 입문했으나 2016년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후 개혁보수의 대표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

탄핵은 보수 위기의 정점을 찍은 사건이었지만, 여전히 태극기 부대 같은 일부 강성 지지층은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탄핵을 부정하고 있다. 그런 만큼 보수 정치인에게 탄핵을 거론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당시 전통 보수의 핵심부라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탄핵은 정당하다”며 보수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준석 대표는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 당선 경험이 없음에도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이는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평론가들은 합리적 보수에 대한 중도파의 호응과 정권 교체를 위해 보수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 기존 지지층의 문제의식이 결합해 나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당초 선대위를 구성할 때 김종인, 김한길 등 민주당을 이탈한 진보 정치인, 중도파 인사를 기용해 합리적 보수의 행보를 보일 거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실제 집권 후 당의 실권은 기존 보수 세력이었던 윤핵관에게 돌아갔다. 인사 실패 및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등 새롭게 보수의 가치로 내건 ‘공정’과 어긋나는 모습이 반복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갈등의 일환이라고 해석되는 까닭이다. 이언주 전 국힘 의원은 “보수 간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과도기에서 분출되는 갈등”이라며 “이준석 대표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당이 마주한 시대적 흐름”이라 설명했다.

탄핵이 쏘아올린 보수 개혁

이언주 전 의원이 짚었듯 한국 정치사에서 보수 세력 내부의 노선 투쟁은 이전부터 지속돼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고조된 보수의 위기 속에서 보수 세력의 자성이 이어졌고 노선 투쟁 및 세력 분열이 본격화됐다. 유승민 전 의원을 필두로 한 대규모 탈당 및 합리적 보수 탄생을 내건 바른정당 창당 과정이 대표적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공약을 비판했고 ‘중부담-중복지’(세금을 더 걷고 복지도 더 많이 제공하자는 것)를 통한 양극화 해소를 강조한 바 있다.

보수 세력이 맞닥뜨린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수구와 냉전, 반공주의에 매몰돼있던 기존의 기득권 보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당시 보수 정당 내외부에서 제기됐다. 그간 한국 보수 정당은 독재 정권을 거치면서 반공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개개인의 자유를 억압했고 경제 성장을 최우선시하며 대기업과 관료들의 이익을 대변해왔지만, 이제는 현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수만의 가치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수 개혁의 시도는 흐지부지해졌다. 우선 대구경북(TK)에서 ‘개혁 보수’를 외치는 정당들이 지지를 얻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 TK는 강경한 성향의 보수 유권자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탄핵 국면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고, 친박 의원들과 부딪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하기까지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층에겐 ‘배신자’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다.

이에 탄핵 국면에서 바른정당에 참여한 의원 중 다수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왔다. 자유한국당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를 ‘종북 좌파’로 규정하는 등 이전 보수의 노선을 유지했다. 바른정당은 세를 넓히고자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으로 개편되기도 했으나 열세를 돌파할 수 없었다.  여기에 내부 분열까지 겹치면서 바른미래당은 창당 2년 만에 해체됐다. 이후 유 전 의원은 미래통합당에 합류했고, 현재까지 국힘에 남아있다.


오늘 담소 마무리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20%대에서 계속 정체 중이다. 윤석열 개인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당 내부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연속된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차기 국힘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대표가 1, 2위를 차지했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현 정부와 보수 여당에 대한 사람들의 피로감이 ‘새로운 보수’에 대한 바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정부의 지지율 반등을 꾀하기 위한 쇄신안이 계속 논의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vs 이준석의 갈등은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이 현명할까.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보면서 고민해보자.

이번 주 정치,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이재용 삼성 회장 등 광복절 맞이 사면
8월 15일, 광복절에 의례적으로 행해지는 대통령 특별사면 리스트 1,693명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 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라고 취지를 밝혔지만, 시민사회는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의견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사퇴
8월 15일, 강훈식 의원이 민주당 당 대표 후보직에서 중도 사퇴했다. 이로써 당 대표 선거는 이재명·박용진 의원의 맞대결이 됐다. 한편 강 의원은 박 의원과의 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당 대표 선거 결과는 오는 28일에 발표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8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취임 이후 윤 정부의 성과를 홍보하는 것이 연설의 주된 내용이었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지지율 하락, 이준석 대표 기자회견에 대한 반응, 외교 방향, 노동개혁 방안과 그에 대한 우려, 폭우 피해 대책 등이 다뤄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대부분의 질문에 모호한 답으로 일관해 실속없는 기자회견이었다는 평이 다수였다.

검찰총장 이원석·공정위원장 한기정 지명
8월 18일, 그간 공석이었던 검찰총장 자리와 공정위원장 자리에 각각 이원석 총장, 한기정 위원장이 임명됐다. 이로써 장ˑ차관급 이상 인사 중 공석은 교육부 장관과 복지부 장관, 두 자리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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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정치클럽 팀이 함께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