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으로 보는 총선: 호남
현재의 민주당에 불만을 가진 호남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으로 결집 중입니다.
표심 세 줄 요약
- 민주당 그 잡채: 호남은 1987년 이후 치뤄진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계에 압도적 몰표를 행사한 곳입니다. 단 한 번을 제외하곤 말이죠. 제주 또한 지난 20년 간의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만을 선택했습니다.
- 애증의 민주당: 하지만 유권자들은 자신을 소홀히 대한다고 느낄 땐 민주당을 혼쭐냈습니다. 2016년 총선에선 국민의당에 몰표를 줬고, 민주당 단 3석밖에 얻지 못했습니다.
- 준비된 물갈이: 특정 당이 쉽게 당선되는 지역에는 오히려 다선 의원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번에 광주 8개의 지역구에서 무려 7명의 현역 의원이 후보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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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폭력의 상처
- 대한민국 근현대사가 남긴 상처는 호남의 유권자 성향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순사건과 5.18 민주화운동에서 수많은 호남의 민간인들이 희생당했습니다.
- 63년 대선에서 윤보선 후보는 박정희 후보의 남로당 전적을 문제삼으며 색깔론 총공세를 펼쳤는데, 이것이 빨갱이로 내몰려 희생당한 호남과 제주 유권자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박정희 후보 동정 여론을 일으켰습니다. 그 결과 55% 차이로 박정희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이후에도 두 지역은 박정희 대통령의 민주공화당에 우호적이었습니다.
- 호남이 민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게 된 계기는 5.18 민주화운동입니다. 민주화 후 호남 유권자들은 그동안의 울분을 김대중을 향한 절대적 지지로 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호남홀대론: 과거와 현재
- 과거의 호남홀대론은 보수정권이 호남 발전에 무관심하다는 의미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영남에 편중된 경제정책을 펼쳤습니다. 구미, 울산, 마산, 창원, 포항 등지에 대규모 공업단지들이 만들어질 때 호남에는 단 하나의 공업단지도 건설되지 않았습니다.
- 최근의 호남홀대론은 민주당이 호남을 잡힌 물고기로 생각하고 홀대한다는 비판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호남에서 토호 행세를 하며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겁니다.
- 친노-친문 계파가 호남에 우호적이지 않으며, 김대중의 동교동계를 숙청하고 호남 발전을 저해하는 인물들을 공천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민주당을 비판하는 호남홀대론을 내세웠고, 호남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국민의당 몰표로 표출했습니다.
이길 수 있는 세력을 원해
- 하지만 촛불 정국 이후 치뤄진 2017년 대선에서, 호남 유권자들은 승리 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습니다. 중도를 내세운 국민의당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죠.
- 이러한 호남의 변화는 정치 성향보다는 이길 수 있는 세력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려는 유권자의 심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 호남의 구심점이었던 김대중이 정계에서 물러나고, 친노세력이 열린우리당으로 분당했을 때도 호남의 지지는 여전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호남의 지지는 곧 반전되었습니다.
- 이후 호남은 정치권 밖의 새로운 인물이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했고, 안철수에게 기대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보수의 몰락으로 민주당이 부상하자 다시 표심이 이동한 것입니다.
가장 최근의 정치사
🗳️최근 3번의 선거
19대 총선(2012년)
전북 민주통합당 9석 통합진보당 1석 무소속 1석
전남 민주통합당 10석 통합진보당 1석
광주 민주통합당 6석 통합진보당 1석 무소속 1석
-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선거연대로 통합진보당이 3석을 양보받았습니다.
20대 총선(2016년)
전북 더불어민주당 2석 국민의당 7석 새누리당 1석
전남 더불어민주당 1석 국민의당 8석 새누리당 1석
광주 국민의당 8석
- 국민의당 돌풍이 불었던 총선입니다.
- 새누리당에서 정운천(전북), 이정현(전남)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21대 총선(2020)
전북 더불어민주당 9석 무소속 1석
전남 더불어민주당 10석
광주 더불어민주당 8석
- 국민의당 세력이 민생당으로 다시 도전했지만,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 전북의 무소속 당선자는 전 국민의당, 현 국민의힘 소속의 이용호 의원입니다.
📰 주목할 만한 사건
전북특별자치도 승격
- 올해부터 전라북도가 전북특별자치도로 승격되었습니다. 특별자치도는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권한을 위임받습니다.
- 그간 전북에는 광주를 중심으로 한 전남 위주의 호남 정책에서 소외되어왔다는 불만이 있었습니다. 특별자치도 승격은 전북을 독자적인 권역으로 분리해 특화사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 다만 전북특별법에서 재정 지원 근거가 빠져 사업 추진의 재정 부담은 여전합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의 쟁점입니다.
힘 못쓰는 이낙연
- 이낙연은 정통 호남 정치인입니다. 전남 지역에서만 국회의원 4선을 했고, 광주·전남의 민주당의 20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이재명보다 이낙연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전남 도지사를 역임하기도 했죠.
- 그러나 현재 이낙연에 대한 호남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민주당을 배신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이낙연이 이재명을 돕지 않아 민주당이 정권을 빼앗겼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 반면 같은 정통 민주 세력인 정동영, 박지원 후보는 다시 힘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의당(2016), 민생당(2020)으로 반민주당 스탠스를 취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현재는 이재명 옹호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모습입니다.
진보당 국회 입성
- 진보당의 유일한 국회의원, 강성희 의원의 지역구는 전북 전주을입니다. 작년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에 입성한 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전주을 재선에 도전합니다.
- 민주당과 진보당은 지역구 후보 단일화를 합의했고,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전주을에선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야권 표의 분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22대 총선 전략
- 국민의힘: ‘호남에 진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5.18 관련 망언을 한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했고, 16년 만에 호남의 전 지역구에 후보를 냈습니다. 다만 후보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선이 없었고, 지역 출신의 신인들이 대다수입니다. 후보들은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적극 내세우며 민주당의 독점을 깰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하고 친명으로 분류되는 원외 인사로 교체했습니다. 공천 파동으로 전국의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가운데 호남도 예외가 아니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이 민주당을 두 배 앞서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강한 지역인 만큼 야당에 표를 주겠지만, 가장 잘 싸울 야당에게 표를 주겠다는 분위기입니다.
- 제3정당: 조국혁신당은 당 상징색에도 ‘광주의 하늘’을 담으며 호남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의 민주당에 불만을 가진 호남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으로 결집 중입니다. 이낙연의 새로운미래는 ‘호남 올인’을 선언했지만 고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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