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로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13일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50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나타나는 이상 기후라고 말합니다. 지난해 폭우와 전세계적인 이상 기후 현상을 볼 때, 올해 한국에도 또 다시 기록적 폭우가 있을 거란 예측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니 대규모 인명피해를 불러온 원인은 폭우의 이례적인 규모라기보단 관련 기관들의 부실 대응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번 수해, 정말 막을 수 없었던 걸까요? 앞으로 잦아질 기후 재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번 폭우로 발생한 피해

• 청주 지하차도 침수: 15일 충북 청주 오송읍의 지하차도가 폭우로 넘친 인근 미호강물에 잠겼습니다. 지하차도에 갇힌 차 중에는 폭우로 급하게 노선이 변경된 급행버스도 있었습니다. 총 1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습니다. 2020년 여름 부산에서도 초량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3명이 목숨을 잃는 유사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 산사태 피해: 경북·충남 등에서 산사태로 집이 파묻혔고 주민 다수가 대피했습니다. 경북 예천에서만 17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습니다.
• 농·축산업 피해: 여의도 면적의 약 113배에 달하는 농지가 침수됐고, 닭 74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피해 영향으로 각종 식자재 물가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이번 수해, 막을 수 있었다고?

1️⃣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 신고를 받고 미리 지하차도 진입을 통제했다면

사고 발생 2시간 반 전부터 지자체와 경찰에 미호강 인근의 교통 통제를 요청하는 신고가 24차례 있었습니다. 근처의 다른 도로는 통제됐지만, 오송 지하차도는 방치됐습니다. 사고 40분 전 두 차례 112 신고를 받은 경찰은 침수 후 2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사고 발생 4시간 전부터 수차례 112 신고가 있었지만 인파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이태원 참사와 유사합니다.

• 지하차도에 차단기를 설치했다면

2020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이후 행정안전부는 침수우려 지하차도 145개를 지정해 차단기를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미호강과 불과 400m 떨어져 있는 오송 지하차도는 신축됐다는 이유로 ‘안전한 시설’로 분류됐습니다.

2️⃣ 경북 산사태 피해

• 산사태 취약 지역에 포함됐다면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산사태 취약 지역’을 선정해 집중 관리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경북 예천군의 피해 현장은 전부 ‘산사태 취약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그 외 피해가 발생한 경북 지역의 마을 14곳도 시·군이 관리하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에서 제외됐습니다. 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지원으로 사방댐과 제방 등의 안전설비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대비해야 돼?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와 같은 이상 기후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폭우에선 비교적 ‘안전하다’고 예측됐던 곳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상 기후를 반영해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자연재해 방지 시설을 늘려야 합니다.

재난 때마다 매번 지적되는 재난 대응 체계도 여전히 부실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21년 지자체, 경찰, 소방 등 책임 기관이 재난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할 재난안전통신망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작년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과 소방이 재난안전통신망이 아닌 자체 통신망을 각각 이용하면서 인파 통제와 구조가 늦어졌습니다.

올해 1월 윤석열 정부는 재난안전통신망 활용 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도 통신망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운영하는 재난안전통신망이 각각 달라 지하차도의 진입 통제를 요청한 112 신고가 충북도에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재정비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정부와 양당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 시민단체의 보조금을 폐지해 그 재원을 수해 복구에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권 카르텔’의 대상이 모호해 정확히 어떤 규모의 예산을 어떻게 재편성할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국가 재정 편성은 기획재정부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일로,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에 최근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이권 카르텔’  척결 재난을 이용했을 뿐, 실질적 문제 해결의 의지는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당들은 어떤 해결책을 내놓았을까요. 국민의힘은 홍수 대비를 위해 4대강 후속 사업(지류지천 정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수해복구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재난 대응 예산이 이미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내년 최저임금은 9,860원

내년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올해보다 240원, 2.5% 오른 금액입니다. 월급으로는 206만 740원으로, 한 달에 5만원 정도를 더 받게 됩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자의 입장을 들어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최초안으로 12,210원을 제시했었고,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양측 모두 최종안으로는 물가 상승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7월 첫 국회에서 통과된 것들

18일, 7월 첫 국회 본회의가 열렸습니다. 주목할 만한 통과 안건은 우선 영아 살해·유기죄 폐지입니다. 영아 살해·유기죄는 그간 일반 살인·유기죄와 구분됐고, 형량도 더 가벼웠는데요. 이를 폐지해 영아살해·유기 처벌을 강화한다는 겁니다. 최근 이슈가 된 영아 살해 문제를 처벌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대법관 임명동의안도 통과됐습니다. 이로써 권영준, 서경환 후보자가 대법관에 임명됐습니다. 권 후보자는 청문 과정에서 과거 서울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며 고액의 법률의견서를 써준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수해 골프 논란 사과

19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피해 상황에서 주말 골프를 친 것이 부적절하다 논란에 사과했습니다. 홍 시장은 ‘골프 논란’이 퍼진 직후엔 “공직자 주말은 비상근무 외 자유”라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당 윤리위원회에선 징계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홍 시장의 사과는 진상조사 나흘 만에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