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클러버라면 주목

✔ 요즘 국회의원들,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

✔ 예산안이 통과가 안 된다던데... 왜 그런지 궁금한 사람

지금 상황 알아보기

12월 9일,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앞두고 여야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장 급한 문제는 내년도 예산안이다. 예산을 보면 정부의 방향성이 보인다. 이번 예산안은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인 만큼, 남은 임기 5년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여야 모두 강경한 입장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이 원하는 ‘첫인상’은 어떤 모습이고, 야당은 이에 어떤 지점에서 반대하는 것일까?

알면 좋은 맥락

국회는 일정한 기간에 열린다. 이 활동 기간 동안에만 법안과 기타 안건을 처리하고, 정부에 특정 사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수 있다. 국회가 열리는 기간은 정기회의와 임시회의 두 가지가 있다.

정기국회

매년 9월 1일에 시작해 100일 이하의 기간 동안 열린다. 정기국회의 주요 목표는 다음 연도의 예산안을 심의·확정하는 것이다.

예산안

정부가 짠 국가의 수입과 지출 계획을 말한다. 예산안은 국회의 심의·확정을 받아야만 확정된다. 법적으로 국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돼야 하는 날짜는 12월 2일이다.

이를 넘기고 12월 31일까지 예산안이 확정되지 못하면 준예산이 편성될 수 있다. 준예산은 전년도 예산을 기준으로 편성되는데, 관련법상 정부가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재량지출은 어렵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준예산 편성은 지금껏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다.

예산부수법안

예산안 시행·집행의 근거가 되는 법안이다. 국회에서 예산안보다 먼저 처리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산부수법안은 세법 개정안이다. 세법 개정안이 처리돼야 세금 징수 방식이 바뀌어 정부의 수입을 늘리거나 줄이는 계획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궁금한 건···

예산안, 서로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든대?

이번 예산안을 두고 여야는 사안마다 다른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갈등에 임하는 태도는 조금 다르다. 정부와 여당은 준예산 편성을 각오하고 협상에 강경하게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준예산 편성으로 넘어가는 것은 민주당에게 불리한 선택지다.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에서 발목을 잡았다’는 민주당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시간을 끌 것인지, 협상 없이 예산안 처리를 밀어붙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여야는 9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쟁점 사안이 워낙 많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5일까지 여야 정책위의장·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2 협상’를 진행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6일부터는 여야 원내대표가 주도해 ‘3+3 협상’이 시작돼 일부 사안에서 합의가 이뤄졌으나 여전히 주요 쟁점에서 대립이 팽팽하다.

대통령실 이전

•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는 데 드는 예산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된다. 민주당은 현 예산안에 책정된 금액이 너무 많다며 삭감을, 국민의힘은 예산안대로 통과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역화폐

• 이번 예산안에서 지역화폐에 책정된 금액은 0원이다. 정부는 애초 지역화폐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침체 대응책이었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로 소비가 다시 늘어나고 있으니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지역화폐는 지자체에서 결정해 운영할 사업으로, 중앙정부에서 보조하는 것이 정책 특성 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해 지역화폐 예산을 7050억원 증액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1일 기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국민의힘과 협의를 거쳐 5000억원 증액안이 올라와 있다.

예산부수법안

• 세입 예산안의 근거가 되는 세법 개정안을 두고도 의견이 크게 갈린다. 정부여당은 법인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금융투자소득세, 일명 ‘세법 3종 세트’를 모두 완화하는 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개정안이 부자들의 세금을 줄일 뿐 서민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예산안 전체 금액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최소 5조1천억원 삭감을 내세웠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2조6천억원 이상 깎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새 정권이 원활하게 일하려면 야당이 정부 예산안을 존중해줘야 하는데, 민주당 입맛에 따라 고치기만을 요구하면 국정 운영이 혼란스러워진다며 곤란함을 표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예산안이 일반 국민들보다 상류층들의 이익에 맞춰져있다며 비판했다.

예산 얘기하는데 다른 문제가 끼어들어도 되는 거야?

예산안 처리가 국정조사, 해임건의안 등의 문제와 엮이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얽히고설킨 여러 사안들을 하나하나 풀어보자.

지난 24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후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와 여당이 요구하는 예산안 처리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막혔던 정국이 풀리는 듯 했다.

그러나 여야는 예산안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기고 말았다. 1월 7일이 시한인 국정조사도 당연히 한 발짝도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정기국회 종료 하루 전인 8일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자, 민주당은 이상민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먼저 제출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마지막 날인 9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물론 국민의힘 측은 야당이 명분 없이 합의를 깨뜨리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는 것이 순서 아니냐’는 게 여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이상민 장관의 해임안과 예산안은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실이 이미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밝힌 바 있어 이 장관이 해임될 가능성은 낮다. 때문에 민주당 역시 해임건의안 대신 탄핵소추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단 국정조사 이후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오늘 담소 마무리

정치는 결국 뜻을 모으고 타협을 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오늘 9일에도 예산안 합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예산안은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게 된다. 한편 민주당은 “정부와 집권여당이 자신의 책무를 포기한다면 감액 중심의 ‘단독 수정안’ 제출이 불가피하다”며 야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과연 ‘합의의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까? 실패한다면 그 몫을 감당하는 건 물론 국민들이다.

by 에디터 이삭🌾 에디터 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