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생긴 일: G20과 아세안 정상회의
이런 클러버라면 주목
✔ 복잡한 외교관계가 머리 아픈 사람
✔ G20과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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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박 6일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6일 돌아왔다.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은 캄보디아에서 열린 ASEAN(아세안,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참석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정상들과 윤 대통령이 회담을 가졌다.
알면 좋은 맥락
G20 정상회의랑 아세안 정상회담이 뭐지?
G20 정상회의는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고, ASEAN 정상회의는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참여하는 회의다. 한, 미, 중, 일은 G20 소속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했고, ASEAN에는 소속되지 않지만 회의에 함께했다.
이번 순방, 왜 중요한걸까?
이번 순방에서는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렸다. 한편 성사 여부를 놓고 기대를 모았던 한·중 정상회담도 성사됐다. 취임 반 년이 지난 윤 대통령과 얼마 전 3연임을 확정 지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첫 만남이다.
이번 두 회의는 미·중 안보 갈등, 무역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전세계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열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이번 순방이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을 보여준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초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그래서 내가 궁금한 건···
세계가 돌아가는 모양새가 심상치가 않다
현재 국제 정세의 위기는 크게 두 축으로 이뤄진다.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이고, 다른 하나는 미·중 간 안보, 무역 분쟁이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서방과 러시아는 냉전 종식 이후로 가장 서먹한 관계에 놓여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의 경제 제재를 실시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쓸 것이라는 우려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역시 미국과 서방 국가들과 함께 G20에 속해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외무장관이 대신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G20의 “대부분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 규탄한다”는 선언문이 채택됐다. 러시아, 중국, 인도는 선언문 채택에 반대했다.
미·중 간 갈등은 크게 대만 문제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 패권 경쟁으로 구성된다. 두 문제는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는데,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바로 대만 회사고, 이들에게 생산을 맡기는 주요 고객들이 미국 회사이기 때문이다. 대만이 위기에 처하면 미국 산업도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 본토를 장악했고, 국민당의 중화민국은 대만으로 옮겨가면서 지금의 대만-중국 관계(양안 관계)가 만들어졌다. 시진핑과 중국은 지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인 대만에 대한 무력 행위를 두고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패권 경쟁은 치고 올라오려는 중국과 막으려는 미국의 싸움으로 이해된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는데, 미국은 중국이 반도체 패권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얼마 전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반도체 기술과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미국-일본-한국-대만의 반도체 협력 체제 ‘칩4’를 구상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 하는 것이다.
미국의 자국 중심적 무역 기조가 바이든 취임 이후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고,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당장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목을 죄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역시 그 결과다.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이 뜻 깊은 만남을 가졌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사이에 서 있는 한국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윤석열표 외교, 쉽지는 않겠어
윤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서 한 얘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다자외교와 국제무역에 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북한 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시진핑은 이번 회담에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언급했다. 이 말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가까워지고 있는 한국 외교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속내가 드러나 있다. 미국이 말하는 다자주의는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의 집단주의일 뿐 진정한 다자주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 주석은 무역과 관련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을 언급했다. 앞서 설명한 칩4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비판이면서 동시에 한국이 이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이해된다.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의 전략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인 것이다. 양 측의 입장차를 확인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와 규범"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얻고자 했지만, 시 주석은 “북한의 호응해 온다면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담대한 구상’으로 설명되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북한은 거부했으니, 중국이 북한 문제를 위해 먼저 나서서 지원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양국 정상이 입장차만 확인하면서 여러 모로 중국과의 외교든, 북한 문제든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순방에서는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 일본에 가까워진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균형외교가 실종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역이나 북한 문제 등에 있어서 중국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는데, 미국의 편에 서서 중국과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냐는 것이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중간지대에 놓여 있다. 강대국 간의 세력 갈등과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치적 가치를 이유로 미국 편에만 설 것이 아니라 균형감 있는 전략을 세우고 실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우려가 많다. 대통령실은 앞으로 중국과의 외교적 공간 역시 충분하며 지속해서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한·미, 한·일, 한·중 정상회담 모두 기자들의 직접 취재가 제한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벌어졌다. 지난 9월 순방 외교 중 욕설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윤 대통령이 MBC의 공군 1호기 탑승을 배제한 데 이어 정상회담까지 취재를 제한하자 윤 대통령이 언론과 지나치게 거리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늘 담소 마무리
외교는 복잡한 수읽기 싸움 속에서 아무리 들여다봐도 깔끔한 답이 나오지 않는데, 이는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선택을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포기하게 되는지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냉철한 실익의 관점에서 일관된 전략을 갖고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by 에디터 이삭🌾
이번 주 정치,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 즉각 도입이냐 유예냐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해외 주식은 250만 원)을 넘을 시 20~25%를 세금으로 거두는 제도로, 여야 합의에 따라 원래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정부와 여당은 금투세 도입 시기를 2025년으로 유예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년 후 도입은 2024년 총선 결과에 따라 시행 여부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예정대로 시행할 것을 주장했지만, 이재명 대표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고 말한 이후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할로윈 참사 명단공개 논란
온라인 매체인 민들레가 지난 14일 할로윈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매체는 “’158’이라는 숫자만 존재한다는 것은 추모 대상이 완전히 추상화된다는 의미”라고 말하며 명단 공개 이유를 밝혔지만, 유족의 동의 없이 이뤄진 명단 공개를 두고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기후총회 개최
지난 6일부터 오늘 18일까지 세계기후총회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입장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개도국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를 본 국가들을 위한 별도 기금 조성을 요구하지만, 선진국들은 기존 기금을 활용해 지원하자는 입장이다. 한편 온도 상승 한계치 1.5°C 설정과 석탄 발전 감축을 두고도 이견이 나타났다.
예산안, 정부조직법 난항
2023년도 정부 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야당의 반대라는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내용을 포함한 정부조직 개편에 야당은 강한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으며, 내년도 예산안 역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삭감 역풍을 맞고 있다. 이대로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전년도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는 준예산 제도가 집행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준예산 제도는 지금까지 시행된 전례가 없다.
헤르손 탈환과 폴란드 폭격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으로 빼앗겼던 헤르손 시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양측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던 헤르손이 탈환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중요한 분수령을 맞았다”고 평했다. 한편 16일 폴란드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져 민간인 2명이 숨졌다. 미국은 이번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 잘못 낙하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미 하원 장악
지난주 미국 상하원의원 선거 결과 공화당이 하원에서 218석을 넘기면서 하원 장악에 성공했다. 한편 한편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50석을 획득해 방어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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