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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부결 후, 오늘까지의 이야기

이번주 새롭게 밝혀진 사실과, 내일 표결을 앞두고 눈여겨봐야 할 장면을 정리해봤습니다.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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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단체 퇴장으로 국회에서 부결된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내일 두 번째 표결이 예정되어 있고, 수많은 시민이 역사를 목격하러 여의도에 모일 거예요.

일주일 간 계엄과 관련된 뉴스가 말 그대로 쏟아졌습니다. 불안하고 참담한 마음에 일상을 돌보지도 못하고 뉴스만 들여다보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이번주 새롭게 밝혀진 사실과, 내일 표결을 앞두고 눈여겨봐야 할 장면을 정리해봤습니다.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실

계엄은 허술하지 않았다


지난 레터에서 비상계엄 준비가 허술했다고 썼는데요. 이번주 밝혀진 정황에 따르면 계엄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었고, 철저한 계획 하에 준비되었습니다.

  • 방첩사는 지난 11월 계엄 문건을 보고했습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문건을 공개했어요. 지난 3월부터 준비된 것으로 보입니다.
  • 계엄사령관 임명 절차, 치안 유지, 정보 통제 계획 등이 포함됐어요.
  •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도 검토했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를 거부할 수 없다는 규정이 명시됐는데, 이에 국회 폐쇄해 무력화할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 계엄 2일차 계획도 짜여 있었습니다. 전북의 7공수여단과 충북의 13공수여단을 서울에 진입시킬 예정이었습니다.
  • 방첩사는 지난 3월 계엄 대비 집중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통상 1~2일 정도의 훈련인데, 올해는 2주간 실시됐어요. 계엄 2일 전부터 북한 도발을 이유로 군 간부들에게 지시 대기를 명령했어요.

군경의 주요 관계자들은 처음엔 계엄 계획을 몰랐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나 내부에서 계엄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제보되자 말을 바꿨어요.

계엄의 가담자들

12.3 내란사태에는 군경, 행정부, 여당의 주요 인사들이 관계되어 있습니다.

  •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계엄령을 총 지휘했습니다. 현재 구속되어 있어요. 박안수 계엄사령관은 계엄/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주요 인사 체포와 방첩사 병력 투입을 지휘했습니다. 계엄사 산하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을 계획이었습니다.
  •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은 김용현 장관의 지시에 따라 병력을 움직였어요.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도 했습니다.
  •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경찰력을 움직여 선관위 진입과 국회 폐쇄를 도왔습니다. 현재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습니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김용현, 여인형과 함께 계엄을 모의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세 사람은 모두 충암고 출신이에요. 현재 장관직을 사임했는데요. 직전까지 이번 사태가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번 계엄에 찬성한 국무위원도 내란 가담자가 됩니다.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총리와 국무위원이 법이 정한 순서대로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데요. 내란 가담자의 경우 제외됩니다. 계엄 국무회의에 참여한 한덕수 총리와 일부 장관들은 제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부분 자신은 계엄에 반대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회의록을 확인해봐야 할 일입니다. 현재로선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권한대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계엄 당시 국힘 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소집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은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지 못했음에도 ‘150명이 아직 모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요. 추경호 대표가 정보를 전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이에 민주당은 추경호 전 대표의 징계와 의원 제명을 요구하고 있어요.

🔑 내란에 동원된 군 기관

  • 방첩사: 군의 정보수사기관입니다. 주로 북한과 관련된 정보 업무를 수행하는데요. 계엄이 발생하면 모든 수사권을 갖게 됩니다. 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 선거연수원, 김어준이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 등에 파견됐어요. 일부 병력은 명령을 거부하고 인근 편의점 등에 머물었다고 합니다.
  • 707특수임무단: 707특임단은 대테러, 암살 작에 특화된 부대입니다. 내란사태 당시 국회 출동 임무를 맡았어요. 김현태 특임단장은 본회의장의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 정보사: 스파이 업무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해외에 정보원을 파견해 비밀리에 활동하는데요. 내란사태 당시 선관위에 진입해 서버를 촬영했습니다.
  • HID: 북파공작원을 양성하는 기관입니다. 북한군으로 위장하는 요원도 있습니다. 역시 선관위에 파견됐어요.

정보사, 방첩사, HID는 북한을 상대하는 조직입니다. 세 기관을 계엄, 특히 선관위 장악에 동원한 것은 부정선거와 관련된 간첩 사건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야당과 북한을 엮어 계엄령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HID의 경우 북한군의 남침 조작을 시도했을 수 있다는 추측도 있습니다.

윤석열 담화문 팩트체크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어요.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자신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포했는데요. 담화 내용의 대부분이 거짓이었습니다.

1️⃣ 대통령의 합법적인 권한 행사였다?

  • 윤 대통령은 “야당의 탄핵 남발”를 계엄 선포 이유로 들었지만 이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습니다.
  • 이번 계엄령은 헌법이 정한 요건을 벗어났습니다. 전시나 사변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았고,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통보도 거치지 않았어요.

2️⃣ 국회를 해산하려 하지 않았다?

  •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 병력을 잠시 투입”했다고 주장했지만 국회의원을 끌어내 계엄 해제를 막고, 주요 인사를 체포하려 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 같은 맥락에서 “경고용 계엄”이었다, “2시간 짜리 내란이 있느냐”는 발언도 거짓이 됩니다.

3️⃣ 부정선거 의혹이 있다?

  • 윤 대통령은 선관위 시스템에 대한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어요. 이에 국정원의 점검이 있었고, 시스템을 보완하라고 하자 선관위가 저항했다고 주장했는데요.
  •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국정원의 점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해킹 흔적을 찾지 못했고, 최근의 부정선거 의혹 관련 재판에서도 근거가 없다고 밝혀졌어요. 선관위가 직접 반박한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법적 다툼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은 이미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있어요.

더불어 극우 세력의 결집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도의 정치 행위”라는 말로 정당성을 확보해 보수 텃밭의 지지율이라도 유지하려 한다는 겁니다.

수사 상황

내란죄 수사는 검찰, 경찰, 공수처가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수사 주도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에요. 각 기관 권한의 범주와 존재 의미를 건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 검찰: 내란죄 수사권은 없습니다. 하지만 직권남용죄 수사를 하며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에요. 윤석열 정부에 검사 출신이 많아서 믿을 수 없다는 얘기도 나와요. 김용현 장관을 구속, 조사 중입니다.
  • 경찰: 내란죄 수사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 간부를 경찰이 ‘셀프 수사’할 수 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현재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체포, 조사 중입니다.
  • 공수처: 독립성이 보장돼 수사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주요 가담자에 대한 기소권이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했고, 통과시켰습니다.

지난 10일엔 내란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어요.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변호사에게 수사와 기소를 맡기는 겁니다.

국회에서 탄핵 가결될까?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해선 국민의힘 의원 8명이 찬성에 투표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7명이 찬성 입장을 밝혔어요.조경태·안철수·김상욱·김예지·김재섭·진종오·한지아 의원입니다. 7명이 소신대로 투표하고, 1명이 더 넘어온다면 탄핵안은 통과됩니다.

🔺 국민의힘 입장

  • 국민의힘은 내일 의원총회에서 탄핵 당론을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탄핵 반대가 당론이에요.
  •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전까지 조기 하야를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사실상 하야를 거부하면서 입장이 바뀌고 있어요.
  • 새로운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계입니다. 이번 계엄 선포는 분명히 잘못됐지만, 위법성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어요.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 담화 내용과 같이 "계엄은 고도의 정치 행위"라고 주장했어요. 탄핵안은 가결시켜도, 헌재 재판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유리한 주장을 계속 내보낼 수 있습니다.
  • 한동훈 대표는 탄핵 찬성을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윤 대통령의 탈당도 요구했어요. 목요일 국힘 윤리위원회에서 대통령 출당 안건이 논의됐지만 친윤과 친한이 치열하게 대립했고,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대다수 언론은 담화문 여파로 탄핵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실제로 담화문 발표 후 탄핵 찬성을 밝힌 여당 의원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익명의 찬성 의원이 있어 8명은 넘길 것이란 예측이 다수에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탄핵을 적극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그보다 소극적이지만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라고 평가했어요.

탄핵소추안 표결은 내일 오후 4시입니다. 예정보다 1시간 앞당겨졌어요.

엄청난 인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선결제 지도여의도 화장실 지도 등 원활한 시위 참여를 위한 서비스도 등장했어요. 서울에는 눈 예보까지 있어서, 집회 참여자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어느 지역이든 집회에 참여하는 구독자 분이라면 채비를 단단히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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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침착하게 바라볼 때 나오는 날카로운 분석을 좋아합니다.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다정함을 글 쓰는 동력으로 삼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애정클에서 애(愛)든 증(憎)이든, 정치를 대할 때면 쉽게 끓어오르는 마음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합니다. 최근엔 일상을 가꾸고 나를 돌보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