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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두 달 늦은 폭로

점점 확대되는 공천개입 의혹, 어디까지 가는 걸까요? 이준석 의원을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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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분 걸림 -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대통령의 공천개입을 두고 입을 열었습니다. 공천개입 논란이 터진 지 두 달 만입니다.

어제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폭로에 나섰는데요. 대통령이 지방선거 공천에도 추가로 개입했다는 내용입니다.

점점 확대되는 공천개입 의혹, 어디까지 가는 걸까요? 이준석 의원을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연합뉴스

명태균 구속 이후, 검찰 수사의 방향

명태균과 김영선 전 의원이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크게 두 가지 혐의를 적용했어요.

1️⃣ 2022년 김영선 전 의원의 재보궐선거 공천을 돕고 돈을 받은 혐의

2️⃣ 2021년 지방선거 예비후보 2명에게 공천을 약속하고 여론조사 비용을 조달한 혐의

검찰은 영장 심사 과정에서 명태균이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에게 김영선 전 의원이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줬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연히 이준석 의원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어요. 대통령 부부가 아닌 김종인, 이준석에게 책임을 돌리기 위해 수사 방향을 잡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준석 의원은 검찰이 요구하면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자신을 타겟으로 한 수사 흐름에 대한 경고로 보입니다. 자신을 수사한다면 대통령이 위험해진다는 메시지란 겁니다.

대통령이 다른 공천에도 개입했다고?

이준석 의원은 3가지 사례를 폭로했습니다. . 이준석 의원은 ‘특정 시장’, ‘특정 구청장’이라고 언급했지만, 언론의 취재 결과 서울 강서구청장과 경북 포항시장인 것으로 밝혀졌어요.

1️⃣ 서울 강서구청장

  •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김태우 후보를 내세웠는데요. 김태우 후보는 직전 강서구청장이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 1년 만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물러났는데요. 이로 인해 치러진 재보궐선거에 다시 김태우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선거 결과는 국민의힘의 완패였어요.
  • 김태우 후보의 출마가 가능했던 것은 대통령이 김 후보를 사면했기 때문입니다. 판결 3개월 만의 사면이었어요. 이를 두고 김태우 후보를 올리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 이준석 의원의 폭로는 2022년 지방선거에 대한 겁니다. 당시에도 김태우 후보는 재판 중이었기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공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 JTBC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당 지도부에 연락해 김태우 후보 공천을 요청했습니다. “김태우 후보를 뛸 수 있게 해달라”며, “이미 (공천관리위원을 임명하는) 박성중 전 의원에게도 말했다”고 의사를 밝혔다는 겁니다. 통화 1주일 뒤 김태우 후보의 단수 공천이 결정됐어요.

2️⃣ 포항시장

  • 이준석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윤대통령이 자신에게 당시 포항시장이던 이강덕 예비후보 대신 다른 인사의 공천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강덕 시장은 포항시장 국민의힘 경선후보 중 지지율 1위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강덕 시장을 공천 배제했습니다.
  • 이에 이강덕 시장은 재심을 요청했고, 재심이 받아들여지며 최종 후보가 됐습니다. 본선에서도 승리해 현재 3선 시장으로 재임 중이에요.
  • 그런데 이준석 의원은 김건희 여사를 만나 포항시장 공천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정재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당 위원장은 김 여사의 뜻이라며 이강덕 시장을 공천 배제하려 했습니다. 이에 김 여사를 만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는 건데요.
  • 위의 내용은 이번 폭로와 맞지 않는 지점이 있어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시도에 가깝다는 겁니다.

2️⃣ 안철수 단수공천

  •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재보궐 선거에서 “안철수 의원은 단수 공천을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이준석 의원은 “경선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주장합니다.
  • 안철수 의원은 2022년 경기 성남 분당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박민식 전 의원이 경선에 나섰지만, 후보 사퇴하며 안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어요.

이준석, 말이 안 맞지 않아?

이준석 의원의 해명은 이전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에 폭로한 내용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실을 밝히지 않고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천을 언급했을 뿐 공천개입은 아니다?

  • 이준석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공천을 언급했다고 폭로했지만, 곧이어 대통령의 발언이 법적으로 문제되진 않는다며 물러섰습니다.
  • 폭로한 사건들이 대통령 당선인 신분일 때 발생했기에 공천 개입은 아니란 겁니다. 정부여당의 공식 입장과 동일합니다.
  • 다만 법조계에서는 대통령 당선인의 공천 언급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자신의 책임은 없다?

  • 명태균 논란이 시작된 9월, 이준석 의원은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전적으로 맡았다고 밝혔어요. 또한 공천의 최종 책임자는 당 대표, 즉 이준석 의원입니다.
  • 따라서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알았음에도 문제삼지 않고 넘어간 이준석 의원에게도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명태균 이슈의 책임을 덜기 위해 대통령의 잘못을 폭로했지만, 공천개입 논란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김영선 공천은 몰랐다?

  • 이준석 의원은 이번에 폭로한 사례의 경우 대통령실과의 소통이 있었지만, 김영선 공천 관해선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 그러나 김영선 공천과 관련된 대화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공천에 대한 대통령 부부와의 기록은 꼼꼼히 확인해 폭로의 근거로 사용했지만, 같은 시기 명태균과의 대화는 알 수 없다는 겁니다.
  • 명태균이 자신에게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부탁했지만 공천과 관련된 원칙을 설명했을 뿐이며, 공천 시작 전에 얘기했다고 해명하기도 했어요.
  • 하지만 명태균의 측근 강혜경은 김영선 공천을 위해 명태균, 김건희 여사, 이준석 의원이 소통을 많이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주장의 일관성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공천 개입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폭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을 두고 비판이 큽니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느라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에 이준석 의원은 자신이 국민의힘 당대표 자리를 내려놓게 됐을 때라도 말할 수 있었겠지만, 이미 당선된 사람들이 잘 하고 있는데 누를 끼치는 것 같아 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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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침착하게 바라볼 때 나오는 날카로운 분석을 좋아합니다.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다정함을 글 쓰는 동력으로 삼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애정클에서 애(愛)든 증(憎)이든, 정치를 대할 때면 쉽게 끓어오르는 마음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합니다. 최근엔 일상을 가꾸고 나를 돌보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