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에 대해 무혐의를 확정했어요. 지난 6월 권익위원회에서 사건을 종결 처리 한 것에 이어 검찰도 같은 결론을 내린 건데요.

명품백 의혹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중심에 있습니다. 무혐의 결론은 여론을 더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데요.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고요. 무혐의의 근거는 무엇이고, 앞으로 각 세력은 어떻게 대응할지 정리해봤습니다.

김건희 명품백 의혹

•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11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명품백을 받았어요. 이를 두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 한편 최재영 목사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와 공모해 김 여사가 가방을 받는 모습을 촬영했어요.
• 대통령실은 이는 정치공작이라고 항의했습니다. 언론계에서도 함정취재의 윤리성에 대해 비판했지만, 공인의 경우 예외적 허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어요.
• 논란 이후 명품백의 처리 과정을 두고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실은 규정에 따라 보관해야 하기에 명품백을 반환할 수 없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김건희 여사는 명품백을 돌려주라고 지시했는데 직원이 깜빡했다고 말했습니다. 진술이 엇갈린 거예요.
• 최재영 목사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이원석 검찰총장

• 이원석 총장은 명품백 수사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이다  총선이 끝나자 본격 수사를 시작했어요. 김건희 여사 소환 조사를 주장하고, 수사 전담팀도 꾸렸습니다.
• 하지만 지난 5월 김 여사 수사 지휘부가 전격 교체됐습니다. 법무부에서 이례적인 깜짝 검찰 인사를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김 여사 수사팀은 ‘친윤’ 검사들로 채워졌습니다.
• 김 여사 소환 조사 당일, 이원석 총장은 사전 보고를 받지 못했어요. 중앙지검은 소환 조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진행했는데, 이 총장은 이 방안에 반대해왔어요. 이를 두고 총장 패싱, 출장조사라는 비판이 나왔죠.
• 김 여사 측과 협의해 명품백 의혹은 제외하고 도이치모터스 사건*만 조사한 것도 문제가 됐습니다.

*기업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조작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

• 이 총장은 “수사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요. 대통령실은 여기에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검찰 내부 문제를 가지고 정치적 얘기를 한다는 겁니다.
• 이 총장은 이번 무혐의 결론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어요.

무혐의 결론, 어떻게 봐야 해?

👍 검찰의 논리

청탁금지법 위반의 쟁점은 직무관련성입니다.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것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지 밝혀야 해요.

• 최재영 목사는 명품백 선물 전후로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 사후 국립묘지 안장과 국정자문위원 임명, 통일TV 송출 재개 등을 청탁했습니다. 명품백 이전에도 향수 등 220만원 상당의 선물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했고요.
•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것을 알고 신고를 했는지 따져봐야 하는데요.
• 검찰은 최 목사의 청탁이 대통령에게 전달되거나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없고, 따라서 윤 대통령에게 신고 의무도 없다고 판단했어요. 명품백은 단순한 ‘감사의 표시’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무혐의 판단을 환영하며 ‘정치 공작’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어요. 함정을 놓은 최재영 목사가 아닌 함정에 빠진 김건희 여사를 몰아세운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검찰이 법리에 맞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며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여당의 공식 입장도 아직 없습니다.

👎 반대 측 논리

• 검찰이 대통령의 직무관련성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고, 대가성에 대해 더 치밀한 수사가 필요했다고 비판합니다.
• 직무와 명확한 관련만 없으면 공직자 배우자가 고가의 선물을 받아도 된다는 인식을 준다는 우려도 나와요.
• 명품백 수사의 책임자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총장 재직 시절부터 가까웠던 ‘친윤’ 검사인데요.
•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검찰총장에 대한 “대통령 수하 검사들의 반란”으로 이번 수사가 마무리됐다고 지적했어요.

검찰의 판단은 지난 6월 권익위원회의 수사 종결 처분과 논리가 같습니다. 종결 처분을 끌어낸 사람은 유철환 위원장과 정승윤 부위원장인데, 두 사람 모두 윤 대통령과 절친합니다.

한편 지난 8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조사를 지휘하던 권익위원회 국장이 자살했습니다.  “양심에 반해 괴롭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어요. 지인에게 “명품백 사건의 직접 조사를 시도했지만 상부에서 사건 종결을 밀어붙여 힘들다”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원석 총장은 수사결과를 수용하거나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를 소집할 수 있어요.

• 수심위는 수사에 대한 외부 의견을 듣고 최종 결정을 하는 자리입니다.
• 하지만 수심위 권고는 강제력이 없고, 이 총장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보여요.
• 이 총장은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외부의 비판에 대응하는 동시에 검찰 내부 갈등도 봉합해야 합니다. 수사팀 결론을 존중할 것이냐, 결론을 비판하며 공정성을 따질 것이냐를 두고 결정을 내려야 하죠.
• 어떤 결정을 내리든 검찰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야당은 김건희 특검을 더욱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 대통령실이 그린 대로 수사가 진행됐고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검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 민주당은 이미 특검법을 발의해 놓은 상황입니다. 조국혁신당도 동의했습니다. 개혁신당도 무혐의 판단은 공정하지 않다고 논평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