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큼직한 정치 뉴스가 많았던 이번주,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웠던 건 ‘문자 읽씹’ 논란이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김건희 여사의 문자 내역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죠.

내용도 파급력이 컸지만 한 후보가 김 여사의 문자를 ‘읽씹’했다는 것도 논란이 됐습니다. ‘읽씹’이 뭐길래 한 주 내내 언론이 시끄러웠던 걸까요?

한동훈의 근황

한동훈은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오른팔이었고,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맡으며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죠.

그만큼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꼽혔습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선거를 지휘했는데요.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면서도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죠. 김 여사 사과 등을 언급하며 개혁에 나서나 했지만 친윤 인사들이 무난하게 공천을 받으며 당선됐어요.

하지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지금은 ‘친윤’과 거리가 멀어 보여요. 총선에서 패배하며 정치인으로서 첫 실패를 맛본 뒤 한층 적극적으로 정부여당 비판을 시작했죠. 채 상병 특검에도 조건부로 찬성했고요. 이번에야말로 보수 개혁에 성공하겠다고 선언했어요. 현재 당대표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라는 거야?

논란의 문자는 한동훈 위원장이 국힘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전송됐습니다. 쟁점은 크게 4가지입니다.

1️⃣왜 김건희 여사 사과를 막았나?

문자는 김건희 여사가 사과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신과 관련된 그간의 논란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하면 대국민 사과를 할 의향이 있다고 했죠.

• 이에 국힘 일각에선 “김 여사는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한동훈이 사과를 막아 총선에서 졌다”고 비판했습니다.
• 대통령실이나 당과 상의하지 않고 넘겼다는 점도 문제시됩니다.

다만 대국민 사과를 꼭 해야겠다는 얘기는 아니었어요. 대선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사과가 꼭 해결책은 아니라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 문자가 공개된 뒤 한동훈 측은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반박했습니다.
•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정말 사과할 의향이 있었다면 대통령실로 가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댓글팀’은 무엇인가?

김건희 여사는 문자에서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한동훈)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는데요. 이 ‘댓글팀’의 정체도 문제입니다.

• 댓글팀을 통한 여론 조작이 있었다면 이는 위법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원 아래 댓글알바 팀을 두고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팀을 운영해 관련자들이 처벌받은 적이 있었죠.
• 한 후보 역사 법무부 장관 때부터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친윤계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제기한 의혹입니다.
• 결국 양측 모두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쪽으로 의혹이 확산되면서, 문자 논란이 국힘의 ‘자폭’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3️⃣왜 읽씹했나?

사과 문자를 읽씹한 게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이때부터 대통령과 한 후보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는 증거기도 하죠. ‘친윤’을 자처하는 다른 당대표 후보들은 한 후보의 행동이 당과 대통령의 신뢰도 무너뜨렸다며 비판했습니다.

4️⃣당무개입 괜찮나?

영부인과 여당 대표가 직접 문자를 주고받고 정치적 사안을 결정하려 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입니다.

• 민주당은 이번 사태로 김 여사 특검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강조해요.
• 대통령실은 논란 확산을 막는 듯 선을 그었지만, 문자 유출의 배경에 대통령실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어요.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논란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반응은 어때?

✅ 전당대회는 어두운 분위기

• 지난 9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토론회에서도 문자 논란이 최대 이슈였습니다.
• 친윤 후보들과 한동훈 후보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정작 중요한 문제들은 논의하지 못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있어요.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한동훈 후보가 앞섭니다.
• 국힘 대권 주자로 여겨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들이 절망하고 있다”며 문자 논란을 멈춰야 한다고 했어요.

✅ 답답한 보수언론

• 보수언론도 문자 논란이 정국을 이끄는 것을 우려합니다. 김 여사와 한 후보, 정부와 여당 모두에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요. 하지만 댓글팀 논란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있습니다.
• 동아일보는 비공식적 결정 체제가 공식적 체제보다 우선된다며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을 우려했고, 향후 행보 관리를 위해 영부인 일정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을 다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중앙일보는 가장 큰 잘못은 김 여사와 대통령, 친윤에게 있지만 한동훈 후보도 피해자인 척 할 수만은 없다고 봤어요. 당대표 선거에 한 후보가 나설 때부터 소모적인 논란이 더 커질 게 분명했다는 비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