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끝나자마자, 정치권은 연이은 빅이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 표결이 오늘(5일), 내일(6일) 연달아 진행됩니다. 어제(4일)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장관과 대법원장은 모두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9월 13일 후보자 발표 직후, 이들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제시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끊이지 않는 인사 논란, 이번엔 무엇이 문제일까요? 정부는 왜 논란이 뻔한 인사를 밀어붙이는 걸까요?

장관과 인사청문회

• 장관은 행정부 각 부처의 장이자, 대통령을 보좌하고 국정을 심의하는 국무회의의 구성원(국무위원)입니다. 국무회의에서 결정된 정책을 집행하고, 각 부처에서 만드는 법안인 부령을 제정, 공포할 수 있습니다.
• 장관은 국무총리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국회는 후보자를 검증하고자 인사청문회를 열 수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결과 국회가 임명에 동의하면 법정 기간 내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해 정부에 보냅니다.
• 그러나 장관의 경우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에 인사청문 보고서 없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고, 후보자들이 청문회에 부실한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아 인사청문회 제도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법원장과 인사청문회

•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가장 높은 기관인 대법원의 장입니다. 임기는 6년입니다. 판사와 법원공무원에 대한 인사권, 대법관 임명제청권, 헌법재판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 지명권 등 막대한 권한을 가집니다.
• 대법원장도 대통령이 임명하나, 장관과 달리 인사청문회를 통한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번 인사 교체의 배경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발표했습니다.

• 국방부 장관: 야당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이종섭 장관 탄핵 추진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이 장관이 사의를 표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하루 만에 후임자를 지명했습니다.
• 여가부 장관: 새만금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현숙 장관을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 문체부 장관: 박보균 장관의 특별한 과실은 없으나, ‘가짜뉴스’ 대응과 언론 장악을 위해 유인촌 후보자를 불렀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후보자들 문제가 뭔데?

1️⃣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현 국민의힘 의원

• 역사인식 문제가 다수 제기됐습니다. 우선 홍범도 장군에 대한 역사왜곡을 2022년부터 제시했고, 홍범도 흉상 철거 역시 찬성했습니다.
•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전두환의 쿠데타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 “쿠데타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해명했습니다. 같은 유튜브에서 5.18 특별법이 “좌파의 공작에 보수도 세뇌 당한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매국노의 상징인 이완용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며 옹호하고, “대한제국을 유지했더라도 일제강점기보다 행복했을까”라며 식민지배를 합리화하는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 2019년 보수 단체 집회에서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했습니다.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2️⃣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 김 후보자가 창업한 온라인 사이트 ‘위키트리’가 선정적 보도와 검증 없는 베껴 쓰기를 일삼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위키트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권고 언론사 상위 10개 안에 4년 연속 포함됐습니다. ‘김행 기자’ 아이디로 여성 비하적인 게시글이 다수 올라온 것도 논란입니다. 김 후보자 측은 본인이 작성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 김 후보자는 2013년 청와대 대변인이 되면서 위키트리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했으나, 자신의 지분을 친척·지인에게 넘겼다가 회수했다는 일명 ‘주식 파킹(맡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공직자 백지신탁이란 고위공직자가 공적·사적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 직무 관련 주식을 모두 매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 해외연수로 회사를 떠났던 3년 동안 1억 6천만원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당시 위키트리는 폐업 위기로 임금 체불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창업자 예우’로 연수 비용을 받았을 뿐이라며 설명했습니다.

김행 후보자는 언론을 통해 위의 논란에 대해 지속해서 해명했으나, 주장이 계속 바뀌어 오히려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3️⃣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 성폭력 전담부 재판장으로 재임하며 담당 사건의 절반에 감형 판결을 내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성인.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범행을 뉘우치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항소심 기능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가족 소유의 비상장주식 10억원을 3년간 누락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비상장주식이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되도록 법이 바뀐 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2020년 개정됐습니다. 법원 내에서도 재산신고 기준이 줄곧 공지됐기에 고의적 누락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 논란은 언론장악을 다룬 애정클 콘텐츠를 참고해주세요😉 link

왜 논란이 뻔한 후보자가 나오지?

신원식, 김행, 유인촌 후보자의 공통점은 ‘막말 싸움꾼’이라는 겁니다. 신 후보자는 위에서 서술한 내용처럼 문제적 발언을 일삼았고, 김 후보자는 시사 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 부부를 옹호하는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문체부 장관 시절, 욕설과 막말 논란이 다수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개각 발표 이전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은 논리와 말을 가지고 싸우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당에 공격적으로 대응해 지지층을 모으라는 지시로 풀이됩니다.

‘싸우는 국무위원’이라는 윤 대통령의 요구가 우선시되며 후보자의 도덕성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듯합니다.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 전에도 인사 검증 시스템은 있습니다.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실의 추천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1차 검증,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2차 검증을 거쳐 후보자 지명이 이뤄지는데요. 앞서 서술한 논란들은 이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이충재 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문제점을 알고도 통과시켰을 가능성이 크고, 몰랐다고 해도 다를 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대법원장 청문회의 경우 국회에서 그간 관대하게 통과시켜 왔는데, 이균용 후보자의 경우 그조차 통과하기 어렵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임명 강행이 반복되며 인사청문회는 ‘버티면 된다’는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1년간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은 16명입니다. 후보자들은 각종 논란에 대한 언론의 질문을 “청문회에서 말하겠다”며 피했습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독단적인 청문회 운영을 문제 삼으며 불참을 예고하자, 김행 후보자 역시 불참 의사를 알리기도 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 간 만남으로 어제 정상 운영이 합의됐지만, 후보자들의 태도가 바뀔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오늘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

• 오늘(5일)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가 시작됩니다. 17일간 진행되며, 1차와 같이 7800t의 오염수가 방류됩니다.
• 도쿄전력은 2차 방류를 위한 오염수 샘플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 일본 정부는 국내 배상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1차 오염수 방류로 수산업, 관광업에서 약 9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D-6

•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11일 치러집니다. 여야는 연휴에도 쉬지 않고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 역대 가장 적은 선거구의 보궐 선거인데도 ‘대선급’ 관심이 몰린다고 평가됩니다.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 전 유일한 선거로, 수도권 여론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기 때문입니다.
• 강서구는 본래 민주당이 강한 지역이고,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전임 강서구청장이어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됩니다. 그러나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결과를 점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미국, 역사상 첫 하원 의장 해임

• 지난 3일, 미국의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됐습니다.
• 배경에는 공화당 내 소수 강경파의 반란이 있습니다. 공화당 강경파와 온건파는 바이든 행정부의 임시 예산안 통과를 두고 맞서왔습니다. 지난 30일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의 매카시 의장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자, 강경파가 해임을 추진했습니다.
• 차기 하원의장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선출됩니다. 선출 전까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비롯한 하원 기능은 마비될 것으로 예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