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후, 언론계엔 파란이 일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 인사 교체와 가짜뉴스 근절을 카드로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에 착수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그 뒤로 ‘MB맨’의 귀환이라는 표현이 자주 보입니다. 이동관 위원장을 ‘언론 장악 기술자’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 키워드들을 잇는 과거를 살펴보고, 이동관 방통위의 최근 행보를 정리해봤습니다.

방송 관련 조직과 공영방송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방송정책과 규제를 총괄하는 독립기구입니다.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은 대통령이, 나머지 3명은 국회(여당 1명, 야당 2명)가 지명합니다. 즉 여야 3:2의 구도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방송 내용을 심의하고 심의규정을 정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입니다.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3인은 대통령, 3인은 국회의장(국회의장 1명, 여야 원내대표 각 1명), 3인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지명합니다.

공영방송 이사회

KBS, MBC, EBS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영방송으로 공공성 보장을 위해 방통위의 관리를 받습니다. 공영방송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MBC의 경우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위원회(방문진)가 이사회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구성된 이사회가 사장을 뽑습니다.

이사회의 여야 인사 비중은 정해져있지 않지만, 방통위가 여당 우세인 만큼, 정권에 따라 이사의 정치적 성향이 달라집니다. 보통 KBS는 여야 7:4, MBC는 6:3 비율을 유지해왔습니다.

YTN은 준공영방송으로 여겨졌으나, 올해 공기업 지분 전체 매각이 시작돼 민영화가 진행 중입니다.

뉴스타파 허위 인터뷰 논란

• 지난 대선을 불태웠던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논란입니다. 대선 사흘 전, 인터넷신문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업에서 부당한 이익을 취한 민간사업자 김만배의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 사건’을 부실 수사해, 대장동 사업의 밑천 마련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지난 3일, 검찰은 이 인터뷰가 허위라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에게 억대의 돈을 주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윤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의혹'으로 몰아가려 했다는 겁니다.
• 대통령실은 “2022년 대선의 최대 정치공작 사건”이라며 사건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5일 사과문을 올렸지만, 보도 내용이 완전히 허위인 것은 아니라며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왜 ‘MB맨의 귀환’이라는 거지?

이동관 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 대변인, 홍보수석비서관, 언론특별보좌관을 지내며 언론 정책을 기획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을 통해 언론 장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당시 홍보수석실과 국정원 문건에는 공영방송의 보도 내용에 관여한 정황이 담겨있습니다. 이동관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관련 질의에 방송에 개입하란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관행적인 협조 요청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당시 방통위는 KBS, MBC, YTN 사장을 모두 교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반발한 여러 언론인들이 해직 또는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은 폐지하거나 진행자를 하차시켰습니다.

이러한 정황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인 만큼, 야당과 언론계는 이동관 위원장을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아들의 학폭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인사청문보고서를 받지 않고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유인촌 문화체육특보도 ‘MB맨’입니다. 유인촌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문체부 장관을 맡았는데, 당시 정부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했고, 산하 공공기관장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본인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유 후보자가 문체부 장관에 임명되면 이동관 위원장과 함께 언론·미디어 정책을 총괄하게 됩니다.

어떤 행동이 '언론 장악'이라는 거야?

윤석열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두 달 간 임기가 남아있는 9명의 인사를 해임했습니다. 후임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보수 성향의 언론인들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기 탄압받은 언론인들은 이사회 교체가 언론 장악의 시작이라고 말해왔습니다.

⏰ 방송계 인사 교체 타임라인

• 5월,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 면직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7월 최종적으로 기각
• 7월, KBS 윤석년 이사 해임, 이동관 전 특보 방통위원장 지명
• 8월, KBS 남영진 이사장, EBS 정미정 이사 해임
• 방심위 정연주 위원장, 이광복 부위원장 해임
• MBC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김기중 이사 해임
•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 KBS 이사회, 김의철 사장 해임 의결

인사 교체 결과, 방통위, 방심위, KBS 이사회는 여권 우세로 재편됐습니다. MBC 방문진은 야권 우세로 남았습니다. 권태선 이사장의 해임이 집행정지 소송 결과 무효 처리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총선 전 MBC 사장 교체는 어려워 보입니다.

해임된 인사들과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총선 전 여당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이동관 위원장은 뉴스타파 논란 이후로 '가짜뉴스 퇴치’를 강조하며 방통위 내 가짜뉴스 근절 TF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악의적 허위보도가 확인되면 해당 언론사는 폐간 또는 언론사 등록을 정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밑작업으로 방송사 팩트체크 검증 시스템 실태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점검 대상은 KBS, MBC, JTBC였습니다. 뉴스타파 인터뷰를 인용 보도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은 공개 당시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보도됐습니다. TV조선 등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사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에 원스크라이크 아웃제도 팩트체크 실태조사처럼 정부 비판적인 언론만 집어 탄압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편 이동관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해서도 안 된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선 여기에 "선전·선동을 하는 공산당의 신문·방송은 언론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 언론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 답했습니다.

북러 정상회담

•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4년 5개월만의 북러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회담은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렸습니다.
•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외교정책의 최우선순위로 삼겠다고 말했습니다.
• 무기거래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 수행단에 군부 주요 인사들이 동행해 군사협력에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대다수입니다.

이재명 단식 15일차

•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 15일차에 들어섰습니다. 이 대표는 '민생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와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을 요구사항으로 내세웠습니다.
• 단식이 장기화되며 민주당 내에서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 대표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단식 결정에 비판적인 이들은 체포동의안 통과를 막는 것이 단식의 목적이라고 해석합니다. 당장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단식에 묻히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교권보호 4법’ 21일 통과 목표

•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 4개가 여야 합의로 다음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입니다.
• 통과 예정인 법안엔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되어도 정당한 사유 없이는 직위 해제를 금지하고, 교권침해 사건 소송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 교권침해 행위로 인한 징계를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내용의 법안은 여야 의견차가 커 보류됐습니다. 여당은 찬성, 야당은 반대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