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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으로 보는 22대 총선: 수도권

한강벨트를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국회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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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 세줄 요약

최대 승부처: 수도권은 122석이 걸린 총선 최대 승부처입니다. 중도·무당층이 많아 경쟁이 더욱 치열합니다. 그중에서도 한강벨트를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국회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중요한 건 부동산: 수도권은 집값, 재개발·재건축 이슈의 영향력이 유독 큽니다. 개발 이슈에 따라 격전지의 표심이 움직입니다.

청년 틈새시장: 수도권은 타 지역에 비해 2030 인구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들은 주로 지지 정당이 없어 특정 정책과 의제에 따라 표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이곳 후보들은 청년과 젊은 부부를 겨냥한 공약에 공을 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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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차이

서울

  • 전통적으로 강북은 민주당, 강남은 국민의힘이 우세합니다.
  • 한강에 근접해 있는 11개 지역구, 일명 한강벨트가 초박빙 지역입니다. 강서, 영등포, 동작, 마포, 용산, 중구성동갑, 광진, 송파, 강동이 해당됩니다. 한강벨트에서 승리한 정당이 서울을 잡아 왔습니다.

인천

  • 강화군, 옹진군 등 도서 지역에서는 보수색이 강하고 인천공항 옆의 운서동과 내륙 지역은 상대적으로 진보가 우세해왔습니다.
  • 그러나 송도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며 표심이 재편됐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송도에서 강세를 보인 결과 내륙 지역에도 보수세가 확장됐습니다. 집값 상승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경기

  • 같은 신도시여도 성향이 다릅니다. 일산은 민주당, 분당은 국민의힘 강세였는데요. 최근 표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평촌은 진보색이 뚜렷합니다. 의왕·과천은 인접해 있지만 색이 다릅니다. 의왕은 보수, 과천은 진보가 강하죠.
  • 수원·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벨트는 접전지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대기업이 자리해 있어 중도·무당층, 2030 청년, 중산층이 많은데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 지역(화성을)에 출마했습니다.

정치 1번지

  • 종로는 대권주자를 가르는 지역구로 이름이 높았습니다. 격전지이기도 합니다. 16~18대 총선에선 보수정당 계열이, 19~21대는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했습니다.
  • 그러나 최근에는 종로에 대한 관심도가 줄어들었습니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며 전과 같은 상징성이 사라졌고, 인구가 줄어들어 선거구 하한선도 넘기지 못했습니다. 다만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하여 독립 선거구로 존치했습니다.
  • 이제는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이 새로운 정치 1번지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인천 계양을

  •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 지역은 종로도, 용산도 아닌 인천 계양을입니다. 민주당 당대표인 이재명 후보와 전 국토교통부 장관인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맞붙어 ‘명룡대전’이라 불립니다.
  • 두 사람 모두 대권주자급이고, 여야의 대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뜨겁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치열합니다.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는 결과도 나오고, 일부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원희룡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섭니다.
  • 계양을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계양갑과 분리된 후 2010년 보궐선거 한 번을 제외하면 민주당이 전승한 지역입니다.
  • 그러나 ‘명룡대전’의 현장이 된 것에 대해 지역민들은 씁쓸한 심정입니다. 두 사람 모두 외지인으로, 지역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 모두 떨어져 ‘싸움을 위한 싸움’에 지역이 이용당했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부동산과 교통

  • 수도권 표심은 개발이 좌우해왔습니다. 인구밀집 지역인 만큼 개발을 둘러싼 욕망이 크고 이해관계도 첨예합니다.
  • 구도심 재개발·재건축이 가장 큰 이슈입니다. 양당 모두 공약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추진할 것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 재개발·재건축 다음으로 중시되는 공통 공약은 교통 개선입니다. 서울 강북은 강남까지의 접근성 향상을 바라고, 인천·경기는 교통체증 개선과 서울로의 교통 편리화를 바랍니다.
  • 양당 모두 철도 지하화, GTX 조기 착공과 노선 신설을 교통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2030 표심

  • 2030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부동층 비중이 높습니다. 따라서 수도권 부동층을 잡는다는 건 곧 2030 표심을 잡는다는 의미입니다.
  • 탈이념적 성향이 강하고, 투표 직전의 이슈에 따라 표를 결정하기 때문에 선거 막판의 이슈 관리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 지난 대선만큼 젠더 이슈가 부각되지는 않습니다.

가장 최근의 정치사

🗳️최근 3번의 선거

19대 총선(2012)

서울 민주통합당 30석 새누리당 16석 통합진보당 2석

인천 민주통합당 6석 새누리당 6석

경기 민주통합당 29석 새누리당 21석 통합진보당 2석

20대 총선(2016)

서울 더불어민주당 35석 새누리당 12석 국민의당 2석

인천 더불어민주당 7석 새누리당 4석 무소속 2석

경기 더불어민주당 40석 새누리당 19석 정의당 1석

21대 총선(2020)

서울 더불어민주당 41석 미래통합당 8석

인천 더불어민주당 11석 미래통합당 1석 무소속 1석

경기 더불어민주당 51석 미래통합당 7석 정의당 1석

총선만 놓고 보았을 때는 민주당 우위가 강해져 왔습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180석 기록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도 수도권 승리입니다. 그러나 접전지는 더 많아졌습니다. 21대 총선에서는 약 10%p 차이로 당락이 갈린 수도권 선거구가 39개에 달했습니다.

📰 주목할 만한 사건

2022년 대선

  • 지난 대선 결과를 판가름한 것도 수도권이었습니다. 2017년 19대 대선과 비교했을 때 서울 25개 자치구 중 14개에서 표심이 바뀌었습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보수 지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도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20대 대선에서는 보수로 회귀했습니다.
  • 결정적인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입니다. 서울에서 집값이 높고, 상승세를 보이는 곳일수록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이 높았습니다.
  • 경기도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전 경기도지사였던 만큼 윤석열 대통령보다 5%p 앞섰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

  • 4년 전 지선과 정반대로 국민의힘이 압승했습니다. 17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했습니다.
  • 수도권도 국민의힘 강세였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 경기도 31개 시·군 중 22곳, 인천 10개 군·구 중 7곳에서 당선됐습니다.
  • 같은 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적용됐다고 해석되는데요. 부동산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전용면적 3.3㎡당 2,000만원을 기점으로 이보다 가격이 낮은 곳은 가격이 높을수록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의 득표율이 상승했습니다. 반대로 2,000만원보다 높은 곳은 가격이 높을수록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득표율이 하락했습니다.

민주당 출신 국민의힘 후보

  • 수도권에는 유독 민주당계 정당, 운동권 출신 후보들이 많습니다. 줄곧 보수정당에 몸담아온 후보여도 바른미래당이나 국민의당을 거친 중도·개혁보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이는 수도권의 중도 성향에 소구하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보수정당의 상대적 험지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 총선에서의 참패로 수도권에 기용할 수 있는 인재가 부족해졌습니다.
  • 이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당과 소홀했던 경력자들을 다시 데려오거나, 민주당 공천 결과에 불만을 가진 이들의 전향을 돕게 된 것입니다. 영등포갑의 김영주 후보, 관악갑의 유종필 후보가 대표적입니다.

메가서울과 경기분도

  • 국민의힘은 서울 인근 도시의 서울 편입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정부여당이 내세웠던 김포 서울 편입을 시작으로 한, 일명 ‘뉴시티 프로젝트’의 재가동입니다.
  • 뉴시티 프로젝트는 민주당 반대로 사실상 중단됐으나, 총선을 앞두고 여당 수도권 전략으로 다시 채택됐습니다.
  • 김포·구리·광명·하남 등이 편입 대상으로 언급됐습니다. 각 지역 국민의힘 후보들은 서울 편입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 국민의힘은 동시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도 검토 중입니다. 22대 국회에서 메가서울과 경기 분도를 함께 추진하는 ‘원샷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약했습니다.
  • 민주당은 서울 확장이 지역균형발전에 어긋난다고 주장합니다. 경기 분도에 대해서 신중합니다. 대신 메가서울에 대항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적극 추진 중입니다.

국회 세종 이전

  • 국민의힘은 지난 3월 27일 여의도 국회를 세종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선거 국면 전환과 수도권 공략을 위해서입니다.
  • 서울 여의도는 국회 이전으로 개발 제한을 풀고, 세종시는 완전한 행정수도가 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안입니다. 여의도를 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 국회 세종 분원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국회 위원회 12개를 세종으로 이전하는 규칙안이 지난 10월 국회를 통과했고, 2031년 완공을 목표로 국회세종의사당이 건립 중입니다. 한동훈 위원장은 행정 효율화를 이유로 전체 이전을 주장합니다.

22대 총선 전략은?

더불어민주당

  • 수도권에서 78~90석을 기대합니다. 본투표 전 마지막 주말 선거운동을 한강벨트에 집중하며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 현역 의원이 주로 배치되었고 험지에는 지역의 성격을 반영한 영입인재가 주로 배치되었습니다.
  • 다만 조국혁신당의 부상으로 비례 정당 투표에서 지지층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 수도권에서 15~30석 확보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출신이나 중도 성향의 후보들을 주로 배치하며 중도층 공략에 나섰습니다.
  • 3월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공천 파동으로 수도권 수복을 기대했지만, ‘대파 가격’으로 대표되는 물가 상승과 이종섭 전 호주대사 귀국 등의 문제로 정권 심판론이 커지며 다시 수도권 위기를 마주했습니다. 중도 확장성이 큰 유승민 전 의원에게 SOS를 요청할 정도입니다.

제3지대

수도권은 제3지대 정당이 가장 많은 지역구 후보를 낸 곳입니다.

  •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의 비례 표심을 흡수하며 수도권 비례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 비례 정당을 앞섰습니다.
  • 그 여파로 녹색정의당은 비례 투표에서 불리한 상황입니다. 지역구는 0석 위기에 처했습니다. 현재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의원이 고양갑에서 5선에 도전하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광화문에서 지도부가 대국민 사과를 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 개혁신당은 반도체벨트를 집중 공략 중입니다. 청년층과 중도층에게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 새로운미래 역시 서울 유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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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정치 탐구

건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침착하게 바라볼 때 나오는 날카로운 분석을 좋아합니다.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다정함을 글 쓰는 동력으로 삼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애정클에서 애(愛)든 증(憎)이든, 정치를 대할 때면 쉽게 끓어오르는 마음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합니다. 최근엔 일상을 가꾸고 나를 돌보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