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으로 보는 22대 총선: 충청·세종·대전
선거의 키를 쥔 지역입니다. 대선 결과는 늘 충청의 표심과 일치했고, 총선의 판세도 충청의 데이터로 얘기되어 왔습니다.
표심 세 줄 요약
- 스윙보터: 표심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지역색이 옅어 표심이 유동적이고 전국 판세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 캐스팅보트: 선거의 키를 쥔 지역입니다. 대선 결과는 늘 충청의 표심과 일치했고, 총선의 판세도 충청의 데이터로 얘기되어 왔습니다.
- 따지자면 보수: 표심은 유동적이지만 충청권의 정치 성향은 보수에 가깝다고 얘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충남, 충북이 그렇습니다. 충청을 정치적으로 부상시킨 지역정당, 자유민주연합도 보수정당으로 분류되었죠.
더 들여다보기
충청 정당의 꿈
- 2000년대까지만 해도 충남에 기반을 둔 정당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호남의 민주당, 영남의 보수정당 지지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 충청 정당의 계보는 신민주공화당-자유민주연합-국민중심당-자유선진당-선진통일당으로 이어집니다. 이 정당들은 이념적으로는 보수정당이었고, 충북보다는 충남에서 지지세가 강했습니다.
- 2012년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에 흡수되며 충청 정당의 맥은 끊겼습니다. 이후 연고보다 지역의 이익에 직결된 정책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충청형 후보: 잦은 이적
-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에게서만 관찰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당을 자주 바꾸고, 이적 장소로 고려되는 정당의 범위가 넓다는 겁니다.
- 대표적인 사례가 16대 총선 대전 유성을에서 당선된 송석찬 의원입니다. 무려 민주당-자유민주연합-민주당-열린우리당-자유선진당-민주당-국민의당-민주평화당을 거쳤죠.
- 이외에도 많은 충청 정치인들이 당적을 자주 옮겼지만,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양측에 다양한 당적을 거친 후보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충청의 표심은 유동적이며, 당 정체성보다 인물을 중시해왔습니다.
- 이는 김종필의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김종필처럼 충청을 정치의 중심으로 밀고 나갈 ‘큰 인물’을 배출하는 것이 충청의 오랜 염원이었으나, 그를 대체할 인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인 진보와 보수
- 충청권의 동북부는 도시입니다. 천안, 아산, 세종, 대전이 해당됩니다. 외부 유입 인구와 청년인구 비중이 높아 진보 성향이 우세합니다.
- 반면 서남부는 농어촌입니다. 공주, 부여, 청영, 홍성, 예산 등이 해당됩니다. 동북부에 비해 보수세가 강하지만 보수정당과 민주당계 정당의 득표율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 이러한 경향을 고려할 충청권에는 정 중앙에 있는 ‘중도층’ 이 많다기보다는, 진보와 보수의 스펙트럼이 넓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거나,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유권자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행정도시의 태생적 성향
- 세종시는 공무원의 도시입니다. 노무현 정부의 설계로 행정수도가 되고 신도시가 형성되며 젊은 인구가 대거 유입됐습니다. 2012년 출범한 뒤로 한 번도 보수정당 의원이 배출되지 않은 민주당의 텃밭입니다.
- 세종시에서 민주당의 성공은 한국 정치의 지역주의를 정책 중심으로 바꾼 성공 사례로 얘기됩니다.
- 다만 22년 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세종시장이 탄생하며 표심이 바뀌고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가장 최근의 정치사
🗳️최근 3번의 총선
19대 총선(2012)
충북 민주통합당 3석 새누리당 5석
충남 민주통합당 3석 새누리당 4석 자유선진당 3석
세종 민주통합당 1석
대전 민주통합당 3석 새누리당 3석
20대 총선(2016)
충북 더불어민주당 3석 새누리당 5석
충남 더불어민주당 5석 새누리당 6석
세종 무소속 1석
대전 더불어민주당 4석 새누리당 3석
21대 총선(2020)
충북 더불어민주당 5석 미래통합당 3석
충남 더불어민주당 6석 미래통합당 5석
세종 더불어민주당 2석
대전 더불어민주당 7석
-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세종시 무소속 후보는 이해찬 의원으로, 당선 후 민주당으로 복귀했습니다.
- 대전은 21대 총선 전까지 중구, 동구, 대덕구 등 원도심은 보수, 신도심인 서구와 유성구는 진보 성향을 보여왔습니다. 21대 총선에서는 탄핵의 여파로 민주당이 독식했습니다.
- 다선 의원이 여럿 탄생했습니다. 청주상당의 정우택 의원과 공주부여청양의 정진석 의원은 5선, 홍성예산의 홍문표 의원은 4선입니다. ‘지역의 인물’을 중시한다는 방증이죠.
📰 주목할 만한 사건들
- 안희정의 몰락: 차기 대권주자로 여겨지던 안희정 전 충청도지사가 성폭력 사건으로 내려오며 충청 민주당도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안희정계 현역 의원들이 중심에 있고, 이번에도 공천을 받았습니다.
- 22년 지선은 보수 승리: 강원도와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지방정부는 보수화됐습니다. 불과 2년 전 총선은 민주당 우위였습니다. 충청의 표심은 확실히 빠르게 바뀝니다.
- 대전의 재편: 22대 총선을 앞두고 대전의 민주당 의석수가 7석에서 4석으로 감소했습니다. 이상민 의원(유성을)은 국민의힘, 박영순 의원(대덕)은 새로운미래, 황운하 의원은 조국혁신당으로 이적했지요. 특히 이상민 의원은 열린우리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당을 거쳐 국민의힘에 자리를 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충청도 정치의 특색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R&D 예산 삭감: 천안아산은 삼성 디스플레이·현대자동차 등 첨단산업 단지가,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어 과학기술 정책에 민감합니다. 특히 대전은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이번 총선 최대 현안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 정우택 의원 공천 취소: 청주상당의 정우택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돈 봉투 수수 의혹으로 공천 취소됐습니다.
22대 총선 전략
-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여기엔 안희정계 의원도 포함됐습니다. 신인들은 당에서 오래 일했거나 지역정치에 헌신한 이들입니다. 특히 기초단체장 출신들이 많습니다. 충청이 원하는 ‘큰 인물’로의 성장 서사를 그리는 듯 합니다. 대전에서는 과학계 인사를 영입하고 R&D 예산 복구를 최대 의제로 강조하며 분투하고 있습니다.
- 국민의힘: 현역, 특히 다선 의원들은 대부분 지역구에 남았습니다. 도전자들은 국회 경력직과 현 정부 관계자, 검사, 그리고 이전 보수정권의 인사들로 분류됩니다. 중량감 있는 인물을 배치했다는 인상입니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있었던 범죄에 관련된 인사들의 복귀가 눈에 띕니다. 이들은 대부분 윤석열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복권됐습니다. 충청권의 보수세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는 공천입니다.
- 제3정당: 충청은 국민의당 흥행에 힘을 실어준 지역이기도 합니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에서 적극적으로 후보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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