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에서 전두광(전두환)의 대척자는 이태신(장태완)입니다. 야망에 찬 부패한 군인과 주어진 임무에 충실한 군인의 대립이 그려지죠.

실제 역사에서 군부에 대항한 주체는 이태신 장군처럼 의로운 군인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의 봄>은 본래 80년대 활발하게 전개된 학생운동을 일컫는 말입니다. 민주화의 주인공은 시민이었고, 그중에서도 격렬하게 투쟁한 것은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이 시기 운동권 출신의 정치인들은 현재 ‘586’이라는 이름으로 묶입니다. 주로 민주당과 진보정당에서 활동하죠. 특히 진보정당의 경우 학생운동에 뿌리를 두고 정당의 이념과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즉, 진보정치에 있어 학생운동의 전통은 여전히 어떤 인물의 경력을 설명하는 것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학생운동에서 시작된 논의가 40년간 그 모습을 바꾸며 진보정치를 이끌어왔죠.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하죠. 그래서 <근본적 정치 탐구> 진보정치 2편에서는, 80년대 학생운동의 아주 중요한 논쟁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현재 진보정치가 서 있는 곳과 헤쳐나가야 할 장애물들을 살펴보기에 앞서서요.

1989년, 경찰 앞에서 화염병을 들고 시위 중인 대학생.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