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이태원 참사는 ‘사회적 참사’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사회 전체에 퍼졌다. 참사를 직접 목격한 사람과 희생자의 주변인은 물론, 미디어를 통해 참사 현장을 보게 된 사람들에게까지 집단적 트라우마가 남았다. 둘째, 참사의 책임을 사회에 물어야 한다. 종합하자면 이태원 참사는 책임 규명부터 트라우마 치유까지의 전 과정이 사회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하는 ‘사회적 참사’다.

그렇기에 사회적 참사에 대한 기억은 단순히 ‘어떤 일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데 그쳐선 안된다. 기억을 통해 사회가 공유하는 정신적 충격을 다스려야 하고, 같은 참사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 참사가 일어난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예방책이 필요한지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곧 ‘기억하는 일’이다. 또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동시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많은 사회적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구성원 전체가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야 할 일이다. 사회적 참사는 누구라도 겪을 수 있었던 일이고, 누구나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작업을 주도해야 하는 것은 정치다. 여러 참사를 계기로 재난안전법이 만들어지고 정비돼 왔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비극은 정치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과연 과거의 사회적 참사들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