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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의 후진, 남태령의 전진

이번주 내란 관련 뉴스 + 남태령 농민 단체와 시민의 연대에 대해 다뤘습니다.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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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분 걸림 -

민주당은 오늘 아침 권한대행 탄핵 카드를 꺼내 들 예정입니다. 어제 한덕수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죠.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3명의 자리는 국회의 탄핵 가결 후 2주째 비어있어요.

한덕수 권한대행도, 국민의힘도 시간 끌기를 선택했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낮고, 이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전히 충성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기득권과 보수진영 수호를 위해 탄핵 절차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와요.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서류를 수취 거부했고, 내란죄 조사에도 응하지 않고 있어요. 변호인단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통령의 태도는 당당합니다.

탄핵 절차가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희망을 전파한 장면도 있었습니다. 남태령에서 농민 단체와 2030 여성 시민의 연대가 집회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죠.

헌법재판소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대로 시간을 끌었을 때 생기는 문제는 없는 걸까요? 이번주의 내란 관련 뉴스들과 함께 정리해봅니다.

22일 경찰 버스에 막힌 전국농민총연맹의 트랙터. ©한겨레 김혜윤 기자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

⏩ 한덕수의 논리

어제 한덕수 권한대행은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어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류 언론은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했으니 헌법재판관은 임명할 것이라 예측했지만, 빗나갔어요.

  • 한덕수는 여야 합의안을 제출할 때까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했어요.
  • 헌재가 탄핵심판을 공정하게 진행하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수사받는 쪽과 수사하는 쪽이 모두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틀을 짜 오라’고 했어요.
  • 합의안을 제출하면 즉시 임명하겠다고 했지만, 합의될 가능성은 0에 가깝기 때문에 사실상 임명을 거부한다는 뜻입니다.
  • 더불어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자제해서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국회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도 거부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내란 상설특검 절차도 미루고 있어요.

⏪ 야당과 법리기관의 반박

  • 한덕수는 이미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거부권 역시 대통령의 고유권한입니다.
  • 헌법재판관 임명이 거부권 행사보다 적극적인 권한 행사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현재 임명되어야 할 헌법재판관 3명은 국회 추천 몫인데요. 엄밀히 따지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는 것입니다.
  • 후보자 3명의 추천안은 계엄 전인 지난 11월 26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미 여야 합의를 거친 겁니다.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뽑힌 인물들도 아닙니다.
  • 세 후보 중 조한창 후보자국민의힘에서 추천했는데요. 인사청문회에서 계엄은 위헌 소지가 있으며, 재판관 임명이 헌법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 이에 헌법재판소, 국회 입법조사처, 대법원에서 직접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어요.

한덕수 탄핵, 가능할까?


민주당은 담화 직후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습니다.

다만 권한대행 탄핵 조건을 두고 논쟁이 있어요. 민주당은 국무총리 탄핵 정족수인 151석을 넘으면 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기준인 200석을 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 직무를 잇게 됩니다. 이후에도 권한대행 탄핵이 계속된다면 관련 법에서 정한 순서에 따라 각 부처 장관들이 이어받습니다.

➡ ️국민의힘은 권한대행까지 탄핵되면 국정, 경제 외교가 마비될 것이라고 반발합니다. 이에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빠르게 정리되는 것이 오히려 안정을 찾는 길이라고 반박했고요.

➡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은 한덕수 탄핵에 적극 찬성했어요. 개혁신당반대 입장입니다.

밝혀질수록 충격적인 계엄 시나리오

✅ 노상원의 계엄 수첩

  • 롯데리아 회동의 주축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충격적인 내용이 나왔습니다.
  •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표현이 있었어요. 북한과의 군사 충돌을 만들고 이를 빌미로 계엄 선포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계엄을 앞두고 김용현이 오물풍선 원점 타격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어요.
  • 사살이라는 표현도 있었습니다. 대상은 명시되지 않았는데요. 수첩에는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16명을 ‘수거 대상’이라 표현한 내용도 있는데, 이들이 ‘사살’ 대상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 이외에 국회 봉쇄, 부정선거를 조사할 수사2단 구성 계획 등이 적혀있었어요.

✅ 비선조직 수사2단?

  • 노상원은 정보사 내에 사조직 수사2단을 구성했고, 계엄 이후 실제 조직으로 만들려 했습니다. 수사 결과 60여 명의 현직 군인들이 포함됐어요.
  • 수사2단의 핵심으로는 문상호 정보사령관,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과 방정환 국방부 혁신기획관 등이 지목됐어요. 2기갑여단은 전차와 장갑차를 운용하는 부대입니다.
  • 경찰은 노상원을 김용현에 버금가는 계엄 2인자로 보고 있는데요. 검찰은 단순 조언자에 불과했다고 축소 해석했습니다.

남태령이 남긴 것

탄핵 집회를 계기로 그간 시위에서 지워졌던 소수자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남태령역 집회가 분기점이 됐어요.

  • 지난 21일, 트랙터 시위로 서울 진입을 시도하던 농민 단체 전봉준투쟁단이 경찰 차벽에 가로막혔습니다. SNS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소식이 퍼져나갔고, 시민들이 몰려들어 밤샘 시위를 벌였어요.
  • 경찰은 28시간 만에 차벽을 해제했고 트랙터는 대통령 관저 앞까지 행진에 성공했습니다.
  • 집회의 주요 참여자는 2030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청소년이었습니다. 밤샘 시위 중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끊이질 않았는데, 자신의 다양한 정체성을 소개하는 것이 발언의 형식으로 자리잡았어요.
  • 동시에 전국농민총연맹 등 농민 단체와 각종 시민단체에 후원금이 쏟아졌습니다. 이틀 뒤 안국역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에도 전에 없던 규모의 시민들이 연대하려 모였어요.
  •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연대의 힘으로 승리한 것을 계기로 탄핵 이외의 의제에서도 손을 잡자는 흐름이 퍼지고 있습니다. 늘 외롭게 광장에 나서온 시민에게도, 탄핵으로 광장을 처음 경험한 시민에게도 고무적인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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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침착하게 바라볼 때 나오는 날카로운 분석을 좋아합니다.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다정함을 글 쓰는 동력으로 삼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애정클에서 애(愛)든 증(憎)이든, 정치를 대할 때면 쉽게 끓어오르는 마음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합니다. 최근엔 일상을 가꾸고 나를 돌보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