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정부가 2023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세금을 어떻게 걷을지 정하는 법안인데요. 세금을 깎고 지원을 늘리는 안이 대부분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감세를 추진했습니다. 기업과 서민의 부담을 줄여 투자·소비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세금이 모자라 앞으로의 정부 재정이 우려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올해 세법 개정안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첫수부터 대규모 감세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첫 세제 개편안은 대규모 감세로 화제가 됐습니다. 법인세, 상속세, 부동산 세제 등 파급력이 큰 항목에서 감세를 추진했는데요. 이를 두고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정부는 결과적으로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함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지난 정부 세제 개편안에 따라 추산된 세수(정부의 세금 수입) 감소는 13조 원 이상으로 추산됐습니다. 14년 만에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올해 3월엔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법안도 통과됐습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사업 분야에서 기업이 설비 투자를 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늘려주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과는 세수 펑크?

올해 세수는 목표(약 400조 원)보다 10%(약 40조 원)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경제의 주력 분야인 반도체 시장과 대중국 수출이 좋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높아져 부동산 거래도 확 줄었습니다. 즉 기업이 내는 법인세와 개인이 내는 소득세가 모두 줄었습니다.

앞으로 세수 부족은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이달 말부터 법인세를 미리 내는데(중간 예납), 여기에 법인세 감세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주머니가 비어 적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데, 감세로 더 줄어드는 겁니다.

재정 연구 단체인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해와 올해 세법 개정에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을 반영하면 2028년까지 줄어드는 세수가 8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해 감세안은 어떤데?

이번 개정안은 경제 활성화, 민생 지원, 저출산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1️⃣ 경제 활성화

• K-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율 대폭 상향
• 바이오의약품 국가전략기술에 추가해 관련 세액공제 상향
• 국내에 복귀하는 해외진출기업의 소득세·법인세 감면 기간 연장 및 업종요건 완화
• 회사 물려줄 때 내는 가업승계 관련 조세지원 확대
  

2️⃣ 민생 지원

• 주택담보대출 받은 무주택·1주택자 대출 이자 상환액 공제 한도 확대
• 주류가격 안정을 위해 맥주·탁주 물가연동제 폐지
•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가치세 면제
• 경차 유류세 환급 적용기한 연장

3️⃣ 저출산 해결

•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확대
• 자녀장려금 대상 및 지급액 확대
•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 상향
• 영유아 의료비 세액공제 한도 폐지, 산후조리비 세액공제 요건 완화

관련해 정부는 총 15개의 법률 개정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야당 협조 없이는 정부 안대로 통과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해보단 논쟁적인 안이 적지만, 가업승계 증여세 등 기업 감세와 관련된 내용은 야당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법 개정안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됩니다.

지난해에 비해 서민, 중소기업의 혜택 비중은 늘어났습니다. 부동산 세제 등 규모가 크고 민감한 세제를 건드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낙수 효과에 기댄 감세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총선 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을 인식해 소극적 안을 내놓았을 뿐, 여전히 감세 부작용을 살피지 않았다는 겁니다.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등은 여전히 고소득자에게 집중된 혜택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세금 부족하다며, 더 줄여도 괜찮은 건가?

정부는 하반기 경기가 회복돼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또한 국회·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았거나 성과가 낮은 국가보조금 사업을 삭감 및 폐지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예산을 추가 편성하는 것(추경)에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가 정부 예상대로 나아질지는 의문입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합니다. 반도체 시장 회복과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가 더딘 탓입니다. 정부는 두 조건을 근거로 경기 회복을 예측했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또 올려 금융 시장이 불안해질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세수가 5천억 원 정도 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의 13조 원에 비하면 작은 규모입니다. 그러나 세수 감소 효과를 제대로 추정하지 않고 추정치를 의도적으로 줄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세수효과 추정곤란’을 이유로 계산에서 빠진 항목이 모두 감세 방안으로, 실제 세수 감소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감세가 옳은지, 증세가 옳은지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선 감세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고, 증세 없이는 기후위기 대응, 불평등, 저출산 등 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후자의 입장으로, 개정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 논란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습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내며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사를 장악하려 한 전적이 있습니다. 자녀의 학교폭력 사실을 덮으려 한 것도 문제시됐습니다. 이에 지명이 예상될 때부터 언론계와 야당의 반발이 거셌으나 지명이 강행됐습니다. 지명 후 이 후보자는 언론 장악 시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언론은 장악될 수 없지만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은 언론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고 답해 또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확산

국토교통부 산하의 LH 아파트에서 철근이 누락된 단지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지난 4월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이유가 철근 누락으로 밝혀지며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던 중 밝혀진 사실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아파트와 시공사 명단을 공개하고, 긴급보강공사에 착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이 부실공사를 낳았다며 또다시 ‘이권 카르텔’을 소환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은 해당 아파트가 모두 문재인 정권 당시 부실 시공됐다며 지난 정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폭염으로 23명 사망

(2일 기준) 폭염으로 인해 전국에 온열질환 사망자가 23명 발생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3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세계적으로도 폭염이 심각해 유엔에선 지난 27일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가 끝나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여야 할 것 없이 폭염에 노출된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여당은 정부의 행정조치, 야당은 노동자 휴식권 보장 법안 처리를 주장하며 입장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