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고민 중인 선거구

지금 상황 알아보기

22대 총선(2024년 4월 10일)이 약 1년 남았다. 내년 총선이 어떤 방식으로 치뤄질지, 아직 그 누구도 모른다. 법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까지 총선 선거구가 정해져야 했다.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이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해 얼마 전 대국민 사과했다. 국회가 총선의 선거제를 정하지 못해서, 선거구도 획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국회와 선거구획정위는 왜 아직까지 선거제와 선거구를 정하지 못했을까? 22대 총선은 어떤 방식으로 치르게 될까?

알면 좋은 맥락

선거구 획정

총선은 지역구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로 나뉜다. 선거구 획정위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구를 어떻게 나눌지 정한다.

선거구 획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선거구의 인구 수를 비슷하게 맞추는 것이다. 모든 지역구 국회의원이 비슷한 숫자의 주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행정구역과 인구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매 총선마다 선거구를 새롭게 획정한다.

선거구 획정을 위해선 선거구를 몇 개로 할 건지, 선거구마다 몇 명의 의원을 선출할 건지부터 정해야 한다. 즉 국회가 먼저 선거제를 정해서 선거구 획정위에 알려야 한다.

선거제

1️⃣ 지역구 선거구제

현재: 한 선거구 당 국회의원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 ⇒ 253개의 선거구, 25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 소선거구제는 ‘안정적인 승자독식’ 체제다. 1등만 뽑히기 때문에, 인지도 높은 거대정당의 후보가 선출되기 쉽다. 즉 양당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가 논의 중인 방안: 한 선거구 당 국회의원 2명 이상 뽑는 ‘중대선거구제’ ⇒ 각 선거구의 크기가 커지는 대신, 전체 선거구 수는 줄어든다.

• 중대선거구제는 ‘북적북적한 공존’ 체제다. 2등, 3등까지 뽑히기 때문에, 소수정당의 후보도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다당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에서 심각한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된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가 현실에 적용되었을 때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나진 않을지 걱정하는 입장도 있다.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애증의 정치클럽 중대선거구제 탐구 참고

2️⃣ 비례대표제

비례대표제는 유권자가 후보가 아닌 정당에 투표하고,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에 의석을 나눠주는 것이다. 현재 국회의원 300석 중 47석을 차지한다.

• 21대 총선 전: 병립형 비례대표제 ⇒ 지역구 의석과 상관없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만 정당 득표율에 따라 할당
• 21대 총선 이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 47석 중 17석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할당, 30석은 지역구 의석과 연동해 할당

21대 총선에서 논란이 되었던 복잡한 제도다. 소수정당에게 할당되는 비례대표 의석을 늘려 다당제를 실현하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꼼수’를 부려 비례대표석을 가져가며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궁금한 건

선거구 못 정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거야?

법적으론 총선 1년 전에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지만, 시한을 넘기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20대 총선에서는 선거일 42일 전, 21대 총선에서는 선거일 39일 전에야 선거구를 획정했다.

원인은 국회에서의 선거제 합의 지연에 있다. 정당들은 매번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제를 통과시키려 치열하게 맞선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질수록 힘들어지는 건 예비후보들과 유권자들이다. 예비후보는 자신의 선거구가 둘로 나눠지거나 다른 선거구와 합쳐질지 알 수 없어 효과적인 선거운동을 하기 어렵다. 유권자들 역시 시간이 부족해 자신의 선거구에 나올 후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검증할 수 없다.

선거제, 왜 못 정하고 있는 거야?

현재 국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선거제 개혁안을 논의 중이다. 21대 총선 선거제를 고쳐야 한다는 것에는 여야가 동의하나, 개혁 방식에 대해 이견이 갈린다.

여야가 합의한 대원칙

✅ 이것만은 고치자!

이해하기 어렵고, ‘위성정당 꼼수’가 가능한 지금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 이런 방향으로 고치자!

선거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자. 즉, 내가 뽑은 후보나 정당이 의석을 가져가지 못하게 되는 사표를 줄이자.

논의되고 있는 선거제 개편 방안

1️⃣ 21대 총선 이전으로 돌아가자! 소선거구제 + 병립형 비례대표제

• 20대 총선처럼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을 따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부작용은 사라지지만, 다당제 실현이라는 취지도 함께 사라진다. 이에 비례대표 의석을 기존의 47석에서 97석으로 늘려서 비례성을 높이자는 방안이다.

2️⃣ 지금의 선거제에서 조금만 보완하자! 소선거구제 + 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 소선거구제는 유지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권역별’로 바꾸는 방식이다. 비례대표 의석을 97석으로 늘리고, 전국을 6개 권역(서울, 인천·경기, 충청·강원, 전라·제주, 경북, 경남)으로 나눠 지역별로 비례대표를 배분한다. 권역별로 우세한 정당이 다른 지역주의를 완화시키려는 것이다. ‘위성정당 꼼수’ 방지법을 함께 만들어 부작용을 막자는 제안도 나온다.

3️⃣ 이참에 싹 바꾸자!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 권역별 개방형 명부 비례대표제

• 선거구제도, 비례대표제도 모두 바꾸는 안이다. 대도시는 중대선거구제로 개혁하되, 농어촌 지역은 소선거구제로 유지한다. 농어촌 지역은 인구가 적으므로, 인구 기준으로 지역구를 합치면 너무 많은 지역이 하나로 묶여 제대로 대표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권역별로 비례대표를 배분하되, 비례대표 후보를 유권자가 직접 선출하는 권역별 개방형 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안이다.

국회 정개특위는 17일까지 2개의 안을 추릴 계획이다. 최종안은 국회의원 전원이 함께 결정한다. 한편 선거제 개정안을 확정해야 하는 법정 시한은 올해 4월 10일이다.

에디터 청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