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개입, 진짜일까?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두 번째로 통과됐습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는데요. 이날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새로운 의혹도 떠올랐습니다. 김 여사가 지난 총선에서 공천에 개입했다는 겁니다.

의혹을 단독 보도한 매체는 뉴스토마토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지난 총선에서 당시 현역이었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2주 전 처음으로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어제 관련 녹취록이 나오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불법입니다. 선출직 정치인이 아닌 대통령의 부인이 선거에 개입해 권력을 휘두른,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건이 됩니다. 하지만 언론은 검증 보도에 소극적이고, 대통령실은 묵묵부답인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공천개입 의혹

1️⃣2022년 창원의창 보궐선거

• 김영선 전 의원은 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았습니다. 김영선은 경기 고양에서 정치를 이어왔고, 창원의창에는 연고가 없었습니다. 다른 현역 의원의 공천이 이미 유력한 상황이었는데, 갑작스럽게 김영선으로 공천이 바뀌었습니다.
•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 하루 전, 명태균이라는 인물이 김건희 여사가 나서서 김영선 공천을 약속했다고 지인에게 전화했습니다. 이번에 당시의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2️⃣2024년 총선

• 지난 총선에서 김영선은 창원의창 공천에 탈락했습니다(컷오프). 녹취록에 따르면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를 통해 컷오프 사실을 미리 알았고, 김영선에게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기라고 조언했습니다.
• 이후 김 여사와 김영선은 텔레그램에서 지역구 이동을 논의했습니다. 김 여사는 지역구 이동에 따른 지원 방안, 지역 공약 마련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의원 2명이 대화 내용을 확인했고, 공통된 증언을 했습니다.
• 그러나 김영선은 김해갑 공천에서도 탈락했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에서 막았기 때문입니다.

3️⃣개혁신당 회동

• 김해갑 컷오프를 알게 된 김영선과 명태균은 칠불사라는 절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천하람 의원을 만났습니다.
• 모임에서 김영선은 김 여사와의 텔레그램 대화를 보여주고, 공천개입을 폭로할테니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김종인은 ‘전직 의원은 비례대표를 주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거절했어요.

보궐선거와 총선 국면에는 명태균이라는 이름이 공통적으로 등장합니다. 명태균은 경남 정치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정치 브로커’라고 평가됩니다.

보궐선거 관련 통화 다음날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받았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아버지와 가까운 자리를 배정받은 것으로 보아, 대통령 부부에게 중요한 인물임은 확실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평소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통화 녹음을 지인들에게 자주 들려줬다고 합니다.

반응은 어때?

✅관련자들의 반응

• 대통령실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 국민의힘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2022년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녹취록 내용이 명태균의 허풍에 불과하다고 부인했어요.
• 다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문자를 주고받은 것 자체가 부정적이고, 관련해 김 여사의 녹취록이 나온다면 사건을 덮는 게 불가능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 개혁신당은 텔레그램 내용이 ‘공천개입이라고 보기엔 약하다’고 말합니다. 이준석 의원은 폭로에 일관성이 없어 무산됐으며, 김영선 전 의원의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고 일축했어요.
• 명태균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뉴스토마토를 고소했습니다. 또한 비례 1번을 제안한 것은 개혁신당 측이고 오히려 김영선이 거부했다고 주장했어요.

✅핵심은 물증?

• 뉴스토마토는 김영선-김건희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캡처본 확보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고요. 추가 녹취록이나 구체적인 공천 지시 자료 등 핵심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 따라서 타 언론사들은 후속 보도에 소극적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검증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대화 내용을 봤다는 정치인들의 증언을 통해 의혹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책임있는 논의를 위해선 물증을 확보한 정치인들이 이를 공개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 한편 뉴스토마토 측은 “적당한 때에 자료를 다 공개할 것”이라는 입장이에요. 다른 공천개입 사례도 있으며,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후속 보도를 이어간다고 합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를 계속 감쌀까?

마침 김건희 여사는 추석 전부터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재개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20%까지 내려가는 상황에서, 영부인의 활동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대외활동 재개 전후로 보수언론에선 김건희 여사에게 활동 자제를 요구하는 사설을 쏟아냈습니다. 중앙일보에서는 ‘정권의 핵심 리스크가 된 영부인’이라고 비판했죠.

그 배경에는 최근 정황이 달라진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이 있습니다.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전주(돈줄) 역할을 한 인물이 방조 혐의로 유죄를 받았는데요. 김 여사가 관여한 정황이 확실한 만큼 추가 수사의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 용산 관저 이전 비리 의혹이 커졌습니다. 관저 인테리어 공사 수의계약을 딴 업체가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사라는 게 밝혀졌어요. 업체 선정 과정에서 위법 사안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주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 때 국민의힘이 전처럼 필리버스터에 나서지 않고 곧장 거부권 예고로 넘어간 것도 여론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를 적극 보호하는 모습을 비추는 게 당 지지율에도 부담스럽다는 거죠.

그럼에도 특검법 재표결 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여겨집니다. 국힘 의원 다수가 특검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특검 추천권이 야당에게만 있는 것을 위헌이라고 지적합니다.

결국 국민의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에요. 야당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막기에는 여론이 걸리고, 김건희 여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특검법을 통과시키기엔 대통령실과의 관계가 걸리죠.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소수 의원들만이 당내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하고 있지만, 한동훈 대표는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