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진보정당, 정책으로 비교하기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의 공약 발표가 시작됐습니다. 쏟아지는 정책 가운데 여러분이 생각하는 살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발견하셨나요? 각 정당의 노선 차이가 선명하게 다가오나요?

두 질문 모두에 고개를 저으신 분, 그중에서도 진보정당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오늘의 <쓸모있는 정책플리>를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미래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와 정당들의 답변을 가져왔거든요. 뉴웨이즈에서 개최한 ‘퓨쳐 보터가 간다: 총선 예비 후보 및 정당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녹색정의당, 새진보연합, 진보당이 참여해 2030의 미래를 결정지을 4가지 의제(기후위기, 저출산, 지역소멸, 청년위기)를 논의했어요. 답변 내용을 애정클에서 정리해봤습니다.

참여자: 왼쪽부터 녹색정의당 김유리 부대표, 새진보연합 오준호 공동대표, 진보당 홍희진 공동대표.

기후위기

🟩 녹색정의당

“기후위기 문제 대책은 원인을 제거하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이미 일어나는 기후위기 현실에 대한 대책을 모두 다뤄야 해요. 즉 대응과 적응의 두 가지 관점으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대응 정책
  • 핵심은 공공성이 확보된 에너지 전환, 자본의 논리, 시장의 논리에서 벗어난 공영화를 조건으로 에너지 전환 달성
  • 2030년까지 석탄 발전소 전면 폐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50%로 확대
  •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

적응 정책
  • 기후위기 시대, 집에서 죽지 않는 삶을 위해 주거권 보장, 주거의 공공성 확대 필요
  • 1인 3주택 이상 소유 제한: 초과 주택 공공매입 후 그린 리모델링해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
  • 적정기준에 맞는 주택 100만 호 제공

🟦 새진보연합

“기후 변화의 충격은 생존의 위협인 동시에 경제 위기입니다. 정의로운 녹색 전환과 분배의 혁신을 함께 추진하겠습니다.”

탄소세 도입
  • 탄소 배출에 높은 비용을 물려서 탄소 배출 행위 자체를 감소시켜야 한다.
  • 탄소세를 부과하면 물가가 오르는데, 이는 탄소세 세수를 ‘기후 배당’으로 분배해 해결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
  • 민간이나 마을 단위가 아닌 국가 주도로 인프라 확대
  • 2035년까지 전력 부문에서 RE100 달성
  • 기후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고, 지자체마다 풍력, 햇빛 발전의 부지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할당
  • 재생에너지 투자의 수익은 ‘햇빛 바람 배당’으로 주민들에게 분배

🟥 진보당

“기후 악당인 윤석열 정부의 정책부터 멈추는 게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없는 게 아니에요.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이 이미 설계해 둔 로드맵이 있지만, 정치가 모른 척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위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22대 국회에는 이 로드맵을 의지를 갖고 실행할 사람들이 들어가야 합니다.”

  • 에너지: 기후 재난은 취약한 사람들에게 불평등하게 온다. 물, 가스,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필수 에너지만큼은 공공이 책임을 지고 보편적으로 지급되고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주거: 취약계층이 살고 있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등은 주거 효율,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반지하가 싫으면 다른 곳에서 살라는 정도의 대책을 넘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최소한의 주거 기준을 정해서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이 살 수 없게 해야 한다.
  • 노동: 가장 더울 때, 가장 추울 때 밖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생명이 위험해지는 걸 감수하면서 일을 해야 하는 게 맞는 사회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기후재난산재, 작업 중지권 보장 정책이 필요하다.

저출산 고령화

🟩 녹색정의당

저출산은 원인이 아닌 결과입니다. 출산을 더 많이 하게 하는 정책은 부분적이고 지엽적인 정책일 뿐, 주거, 일자리, 노동 안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인구 정책을 따로 두기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의 조건을 만드는 일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연금
  • 국민연금을 내지 못하는 청년 세대도 굉장히 많은데, 연금 비율만 따지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이 아님
  • 연금 정책에 대해 근본적 수준에서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 필요

🟦 새진보연합

“생산 가능 인구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생산 가능 인구를 늘리거나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출산율을 높이거나 이민을 받는 것으로는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여성, 노인, 구직을 단념한 청년 등 비경제활동에 포함된 인구를 경제활동 인구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성 향상
  • 여성: 고용 단절 방지, 일과 돌봄에서 성평등한 분담 강화, 배우자 출산 휴가 강화, 아빠 육아휴직 보장 의무화 등
  • 노인: 지금도 정부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형식적인 저임금 일자리 제공하나, 보다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 필요. 국가 차원의 직업, 취업 훈련 지출 확대해야
  • AI 기술 교육: AI 기술을 통한 자동화보다 이를 활용해 노동자 생산성이 높아지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는 디딤돌로 기본소득 제공.

연금
  • 현 정부는 연금 고갈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면서 모수 개혁적인 방법만 추진. 연금 고갈은 기정사실로 하면서 더 내고, 덜 받고, 더 늦게 받으라는 식.
  • 보편적 복지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 생산 인구가 늘고 생산성이 높아지면 연금 고갈의 압박은 줄어든다.
  • 기초연금을 보편적 노인 기본소득으로 전환해 국민연금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 진보당

“청년들을 벼랑 끝에 세워놓고 혼자 알아서 살아남고 아이도 낳으라고 말하는 사회를 바꾸지 않는 한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 국민연금 비율 조정 외의 새로운 상상 필요: 기존 사업주와 가입자 1대 1 부담의 구조에 국가가 개입해 1대 1 대 1의 비율을 만들어야 한다.
  • 국민연금 구조 혁신: 현 국민연금은 평생직장 기준으로 설계됐다. 전 국민이 18세부터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로 가입을 할 수 있게 하고 일정기간 동안 국가가 보험금을 납부해 어떤 직장을 갖고 있든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처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지역소멸

🟩 녹색정의당

“지역소멸 문제는 재정으로 해결하는 게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 지역공공은행 설립: 대규모 산업 자본과 금융 자본에서 자유로운 지역 경제 순환 구조 확립, 지역의 소상공인과 협동조합 등에 저리 대출 제공
  • 지방대 무상교육
  • 지역 공공의대 및 지역 공공병원 설립
  • 지방 교부세 상향: 재원 확보로 인프라 건설하되 토건 사업을 확장하는 방향은 지양
  • 지역 내 무상 교통, 노선 증대하고 인접 지역 간 교통 편의 확대

🟦 새진보연합

“지역소멸은 세 가지 관점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첫 번째, 지방에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됩니다. 두 번째, 지방이 산업이나 행정에서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됩니다. 세 번째, 지방의 부가 유출되지 않도록 순환하는 경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 기본소득 제공
  • 공공의료 확충
  • 메가시티 형성: 지역별로 산업, 행정 특화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구조 형성. 지역 고등교육 기관과 연계해 권역별 대학을 만들고, 연합 입시를 치러 청년 인구 유출 방지
  • 지역 순환 경제 전략: 지역화폐, 지역공공은행 추진

🟥 진보당

메가시티는 지역 소멸 해결에 있어 유효하지 않은 접근입니다. 메가시티를 어디든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메가시티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충분히 생활하고 주거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지역을 만들어야 합니다.”

  • 지역 경제 보호: 한국형 지역재투자법 신설, 지역공공은행 설립
  • 공공의대, 공공병원 설립

청년 위기

🟩 녹색정의당

“청년 문제는 개별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통합적인 돌봄 체계, 생애 주기별 사회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 일자리 안전성 확보
  • 공공주택 확대
  • 지자체 심리지원센터 증대

🟦 새진보연합

“청년의 문제는 보편적 삶의 기준을 높여야 해결됩니다. 삶의 존엄을 노후까지 보장해 주는 기본소득 사회가 된다면 사람들이 더 많은, 더 다양한 기회를 찾아서 움직이게 될 겁니다.”

  • 기본소득: 증세와 공유 자원을 개방한 수익으로 재원 충당
  • 청년들에게 첫 출발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월 50만 원씩 이상의 기본소득 최소 2년 제공
  • 보편적 주거 수당 지급: 토지 보유세를 신설해 재원 마련. 주택이 아니라 토지가 부의 근원이라는 개념에서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고 그 세수를 국민들에게 나누는 것.
    • 이를 통해 부동산 가격의 불안정성을 안정시키고, 공공임대주택, 장기 임대주택 공급

🟥 진보당

“2030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전세 사기 피해입니다.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이므로 국가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대답이 돌아오는 사회에서 청년들에게 안정적으로 살아라, 불안감을 느끼지 말라고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 더 두터운 실업급여청년 이직급여 제공
  • 청년 추락 방지 세트: 국민연금 가입, 안전 대출. 낮은 고정 금리로 안전한 소액대출
  • 월 300을 보장받을 수 있는 최저시급 향상, 연봉 협상력 권리 보장 정책 설계 중
  • 정신건강 문제: 청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기능하면서 살 수 있는가에 대해 사회가 대답해주지 못하고 있다. 공공 청년 스트레스 센터를 설립해 상담과 네트워킹을 통해 고립감을 줄일 수 있도록 돕겠다.

진행하는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각 정당의 문제의식은 유사했지만 해법은 모두 달랐습니다. 녹색정의당은 공공의 역할을 강조했고, 새진보연합은 기본소득과 배당금을 통한 기반 형성에 집중했죠. 진보당은 시스템을 재편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필요성을 말했고요. 특히 지역소멸을 두고 각 정당의 입장이 상이했습니다.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은 메가시티를 두고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어요.

그러나 총선 전략 앞에서 각 정당의 차이를 다루는 방식은 달라질 겁니다.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은 민주당의 선거연합에 합류했고, 녹색정의당은 거부했죠. 선거연합 내 정당들은 공통 공약을 내걸기로 했으니 차이를 좁혀야 하고, 녹색정의당은 확실한 대안으로 부상하려면 차이를 강조해야 합니다.

세 정당의 관점에서 나의 미래를 읽어내셨다면, 또는 더 나은 책임의 정치를 원하신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보시면 어떨까요. 뉴웨이즈를 통해 퓨처 보터 모임에 참석할 수도 있고, 애정클을 통해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은 정당과 소통하길 요청할 수도 있어요.

아래에 ‘퓨처 보터’가입 링크를 남겨둘게요. 애정클에 바라는 이야기는 댓글과 피드백 폼을 통해 자유롭게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