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황스러운 저출생 해결책

지난주, 정치권에서 다양한 ‘파격’ 저출생 정책들이 나왔습니다. 최저임금 없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법안의 발의와 20대에 아이 셋을 낳은 아빠 병역면제 정책 검토가 연이어 화제가 됐는데요. 정말 쓸모있는 정책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저출생 정책은 가까운 미래에 결혼, 임신, 출산을 고민하는 사람에겐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인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2022년 합계 출생율은 0.78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대로 가면 80년 뒤 한국 인구는 2천만 명 아래로 떨어질 예정인데요. 이를 두고 ‘한국인 멸종위기’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국가의 잠재 성장률은 떨어집니다. 잠재 성장률은 한 나라가 물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GDP 증가율로, 국가 경제 상황을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OECD의 분석에 따르면 지금의 저출생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의 잠재 성장률은 2030년 이후 0%대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이 멈춘다는 겁니다.

최저임금 없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입니다. 외국인 근로자 가사도우미를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내용입니다.

20대 아이 셋 아빠 병역면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에서 검토한 저출생 대책 중 일부입니다. 30세 이전에 자녀를 3명 이상 낳을 경우 남성의 병역을 면제하는 안입니다.

이외에 8세 미만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던 아동수당을 18세 미만까지 월 100만원으로 늘리고,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됐습니다. 26일 추가 보도된 바에 따르면, 조부모가 부모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부모가 낳은 자녀의 수에 따라 증여세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나왔습니다.

현행법상 중국동포를 제외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가사근로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 증가로 가사근로자 수요가 늘면서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정훈 의원은 외국인 가사근로자 정책을 전격 실시하려면 이들의 최저임금 제외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의 최저임금 시급이 9,620원, 월 210만 원으로 너무 비싸 사회초년생 맞벌이 청년들이 가사도우미를 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싱가포르는 1978년부터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적극 사용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가정의 5분의 1이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사용하며 월 70~100만원 정도의 임금을 줍니다. 법안 도입 이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조정훈 의원은 개정안을 도입하면 한국에서도 유사한 비용으로 가사근로자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의힘 저출생 대책에 대해서는 추진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 없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개정안은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대표발의했습니다.

지난 22일 발의된 개정안은 하루 만에 철회됐다가 같은 날 재발의됐습니다. 반대 여론이 일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김민석, 이정문 의원)이 이탈해 발의 조건인 의원 10명 이상 동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국민의힘 의원 2명(권성동, 조수진 의원)이 참여했습니다. 이로써 조정훈 의원을 제외한 참여자들은 모두 국민의힘 의원이 됐습니다.

국민의힘 저출생 대책은 윤석열 대통령의 ‘과감한 저출산 대책 지시’에 당 정책위원회가 의견을 내놓으며 검토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책위 내에서도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저임금 없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법안은 발표되자마자 강하게 비판받았습니다.

1️⃣ 인종차별 및 인권침해

이주여성 인권단체들은 해당 개정안이 노예 제도나 다름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은 개정안이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인종차별을 합리화하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조정훈 의원이 선례로 든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강한 이주노동자 보호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그럼에도 이주 가사근로자 학대 문제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2️⃣ 돌봄노동 저평가

육아와 가사 등 돌봄노동을 저평가한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돌봄노동에 대한 처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싼값에 치려고 하면 제대로 된 돌봄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조정훈 의원은 한국에서 가사도우미는 최저임금법 적용이 되지 않는 직군이기 때문에, 외국인 국적 차별이나 국제노동기구 협약 위배의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 병역 혜택 안에 대해선 이런 비판이 나왔습니다.

1️⃣ 현실성과 적절성 문제

2021년 기준 평균 결혼 연령은 남성 33.4세, 여자 31.1세입니다. 30세 전 결혼해 아이를 셋 이상 낳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얘깁니다.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대부분 여성에게 전가되는 상황에서 남성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자녀가 셋일 경우 부양자의 병역을 감면하는 제도가 이미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다만 재산과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2️⃣ 여당과 정부의 소통 문제

국민의힘은 논란이 지속되자 해당 정책을 국민의힘에서 공식 제안한 바 없고, 추진 계획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여론에 반응해 뒤늦은 철회를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일단 보도된 정책에 부정적 여론이 따라오면 여당과 정부가 서로 다른 말을 하거나 정책을 엎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주 69시간제입니다.

대중교통 이용자 주목!

신용카드 대중교통 이용분 소득공제율 연장 합의

✔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신용카드 사용금액 중 대중교통 이용분 소득공제율을 40%에서 80%로 올리기로 합의했습니다. 정부 발의인 이 법안은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 도입 목적은 서울시 등이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민생 부담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알뜰교통카드 최대 지원 횟수도 44회에서 60회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 이에 대중교통 이용이 활성화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오지만, 이번 조치가 한시적 조치인 만큼 고물가 시대에 걸맞은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보증금 못 받을까 걱정이라면 주목!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공포

✔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발의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지난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오는 9월부터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떼먹은 집주인의 명단을 볼 수 있습니다.

✔ 현재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은 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변상을 받을 수 있는데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대신 내준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갚지 않은 임대인의 신상 공개가 가능해졌습니다.

✔ 공개 대상은 3년 이내에 2건 이상 총 2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갚지 않은 임대인입니다. 이름, 나이, 주소 등이 공개되며, 국토교통부 ‘안심전세’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 정책이 궁금하시면 주목!

아동·청소년 성 보호 기관 확대

✔ 현행법은 1️⃣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신고의무기관, 2️⃣ 성범죄자 등록정보 고지대상기관, 3️⃣ 성범죄자 취업제한기관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대상 기관으로 명시되지 않아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아동·청소년 기관들이 존재했습니다. 이에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발의한 법안이 지난 23일 본회의를 통과하며 감시 대상 기관이 확대됐습니다.

✔ 이번에 1️⃣2️⃣3️⃣ 모두에 추가된 기관은 육아종합지원센터입니다.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자리를 비우면 대체교사를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대체교사 지원자가 성범죄 이력을 숨긴다면 알 길이 없어 사각지대로 지목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