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제대로 뿔 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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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또 다시 순방 중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 파병된 UAE군사훈련협력단을 찾아 격려사를 하던 중에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대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이란 외무부는 “한국 대통령은 UAE와 이란 간의 유대관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격려 과정에서 나온 말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하다”고 대응했지만, 이란 외무부는 18일 주이란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초치’는 국가 간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일이 생겼을 때 외교당국이 상대 국가에서 파견한 외교관을 불러들이는 행위다. 이란 측은 그 자리에서 “유효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양국 관계를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양국 외교 갈등으로 번진 대통령의 발언,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래서 내가 궁금한 건···

윤 대통령 발언, 뭐가 문제인가?

일단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대통령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이슬람 내에서 종파가 서로 다른 이란(시아파)과 UAE(수니파)가 껄끄러운 관계에 놓여 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UAE 두바이에는 이란인 40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란은 수입의 68%를 UAE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이 일본이나 중국과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서로를 ‘적’이라고 부르지 않듯, 두 나라의 관계가 어색하다고 해서 남북관계에 빗대 ‘적’이라고 부르거나 ‘위협’이라고 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국과 이란 두 나라 사이에 쌓여있던 앙금도 같이 터진 모양새다. 이란 외무부는 한국 대사를 초치해 ‘적’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동결된 원유 대금 지급과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배를 언급했다. 각각이 무슨 뜻인지 살펴보자.

현재 미국은 핵무기개발과 관련해 이란을 제재하고 있다. 한국도 제재에 참여해 현재 국내 은행에 이란의 원유 대금 약 70억 달러(9조 원)가 동결돼있다. 2021년 이란 혁명수비대는 동결 자금 지급을 이유로 한국 선박을 나포했을 정도로 이란은 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1일 윤 대통령은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던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란 외무부는 한국 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해당 발언이 핵확산금지조약을 위반했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이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이란 제재 해제가 논의됐지만, 이란 제재 해제가 러시아의 숨통을 터줄 것을 우려해 논의를 멈췄다. 제재는 계속됐고, 이란은 핵협상 재개의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란이 한국 대사를 초치해 굳이 핵확산금지조약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이란 입장에선 울고 싶은데 한국이 뺨을 때려준 격이다.

대통령과 대통령실, 사과…할까?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사과보단 해명에 급급한 모습이다. 확대 해석을 자제해 달란 메시지도 냈다. 이번 문제를 두고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일단 대통령 옹호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UAE 국민들이 이란에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 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최근 이란의 인권 탄압을 언급하며 이런 ‘악당 국가’엔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다수는 이번 발언이 대통령 개인의 실책이라고 보지만, 외보안교라인에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미리 준비된 연설이었을 텐데 내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담당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가 없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발생한 대통령의 실언이라고 해도 중동 문제와 UAE 외교관계를 대통령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은 보좌진의 책임이다. 과거에도 윤 대통령이 해당 분야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 말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북한 무인기 침투 이후 “드론 부대 창설하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드론 부대는 군에서 이미 운용 중이다.

유사한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대통령실은 ‘우기기’로 대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든 vs 날리면’ 논란이다. 외교부는 지난달 ‘바이든’ 자막을 처음 달아 보도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 소송을 걸었다. 이번 사건 역시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한 외교 이슈지만, 국가 간 관계를 직접적으로 언급했기에 ‘판’이 더욱 크다. 상대 국가가 적극 항의에 나섰기에 국내 문제를 해결할 때처럼 우길 수도 없다.

그러나 19일, 외교부는 이란의 항의에 대해 역초치로 대응했다. 이란 측의 초치 사항 중 NPT 위반 건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 억제(핵무기를 가진 국가가 핵이 없는 동맹국을 보호하는 것)의 실효성을 강화해 나가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는 게 외교부의 해명이다. ‘UAE의 적은 이란’ 발언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에서도 대통령과 사과의 거리는 멀어 보인다.

에디터 건조🍂 에디터 이삭🌾

설날을 맞아 오끼가 설빔을 입고 독자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 어느덧 1월도 열흘 남짓을 남겨놓고 있는데요, 애정클은 새해에도 독자 여러분께 유익하고 알찬 정보를 전해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