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으로 보는 22대 총선: 제주

표심 세 줄 요약

  • 20년간 민주당 싹쓸이: 정당보다 연고를 중시하던 제주였지만 갈수록 민주당의 지지세가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제주 3개 선거구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섰습니다.
  • 개성강한 지역, 연고가 중요해: 제주는 특별자치도로 도지사의 권한이 강하고, 국내 최대 관광지인 동시에 1차산업의 비중이 높아 특수한 현안이 많습니다. 연고,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특히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 역사인식의 중요성: 제주 4.3 사건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4.3에 대한 인식이 선거의 주요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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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의 상처

  • 제주 4.3 사건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이 학살되며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 50년이 넘도록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부정적 인식 속에 숨죽여야 했습니다. 그 결과 제주에는 중앙 정치로부터 고립돼 당과 상관 없이 지연 위주로 돌아가는 ‘궨당 정치’가 형성됐습니다.
  • 1999년 민주당계 정부 때 제주4.3특별법이 통과되며 정치적 양상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정당보다 궨당

  • 궨당이란 권당의 제주 방언으로 혈연, 지연, 학연으로 똘똘 뭉친 섬지역 특유의 정서를 가리킵니다. ‘정당보다 궨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 정치에서는 당적보다 지역 토호의 영향력이 훨씬 크게 작용해왔습니다.
  • 제주 3김’이라 불리는 우근민, 신구범, 김태환은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세명이 돌아가며 도지사를 역임했는데, 이익에 따라 민주정당, 보수정당, 무소속을 마구 거쳐갔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궨당의 영향력이 막강했습니다.

옅어지는 ‘궨당’의 영향력

  • 그러나 2004년 17대 총선부터는 모든 지역구에서 민주당계 후보들이 당선되어왔습니다.
  • 궨당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요인은 외지인의 유입과 젊은 세대의 반감, 중앙정치의 효능감 등입니다.
  • 특히 김대중 정부에서 제주3특별법을 제정하며 중앙정치에서의 효능감이 커졌고, 민주당이 지지를 얻게 됐다고 분석됩니다.

가장 최근의 정치사

🗳️최근 3번의 선거

19대 총선(2012년)

민주통합당 3석

20대 총선(2016년)

더불어민주당 3석

21대 총선(2020)

더불어민주당 3석

📰 주목할 만한 사건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

  •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014년, 2018년 제주도지사를 연임했습니다. 촛불 정국 직후의 지선에서 민주당을 꺾어 주목받았습니다.
  • 그러나 이 시기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전승했습니다. 지선과 총선의 상반된 결과는 정당보다 인물을 보는 제주의 경향이 남아있음을 보여줬지만, 2022년 지선에서 민주당이 제주도지사를 탈환하며 완전한 민주당 우세로 재편됐습니다.

4.3을 대하는 보수의 태도

  • 보수 진영에서 4.3 관련 망언이 나올 때마다 제주 사회는 분노해왔습니다.
  • 지난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4.3은 김일성 지령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4.3유족들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습니다.
  • 최근 대전 서구 갑의 조수연 후보도 2021년 자신의 SNS 계정에 비슷한 주장을 올린 것이 보도됐습니다.
  • 그러나 태영호 의원은 서울 구로구 갑 후보로 공천됐고, 조수연 후보의 공천도 유지됐습니다.
  • 제주의 국민의힘 후보들은 모두 제주 출신으로, 4.3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내 4.3 역사교육 추진, 유족 보상금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 하지만 정부여당의 움직임은 소극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열린 올해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 영화 <건국전쟁>으로 대표되는 최근 정부여당의 적극적인 이승만 재평가도 제주에서 반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제주2공항

  • 제주2공항 설립은 제주 최대의 갈등 이슈입니다.  제주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총선 이슈 2위로, 도민들 사이에서도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합니다.
  • 제주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에 건설 추진 중입니다. 현 제주공항은 제주시 갑에 있습니다.
  • 따라서 서귀포시에서는 찬성이, 제주시 갑 지역에서는 반대 의견이 높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는 반대 의견이, 국민의힘 지지자는 찬성 의견이 강합니다.
  • 각 지역의 경제적 이익 문제도 걸려있지만, 환경 파괴관광객 포화 문제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 국민의힘은 강경 찬성, 더불어민주당은 주민 동의와 환경파괴 등의 문제 검토를 전제로 한 찬성 입장입니다. 지역구에 따라 같은 당에서도 입장이 조금씩 갈립니다. 녹색정의당은 강경 반대 입장입니다.

22대 총선 전략

  • 국민의힘: 민주당의 연달은 집권이 제주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내세웁니다. 신도시와 제2공항 건설 등 인프라 개선과 경제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번에도 ‘싹쓸이'를 목표삼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4.3 관련 논란을 집중 공격하고 4.3왜곡처벌법을 공약하며 보수정당의 맹점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 제3지대: 녹색정의당은 서귀포시에 후보를 냈습니다. 환경과 농업 이슈를 내세워 차별화에 나섰는데요. 제주2공항 반대에 더해 불필요한 국내 항공노선 정리를 주장하고,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통한 에너지 자립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