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군대에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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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여성도 민방위 훈련을 받게 하는 법 개정에 나서기로 공약했다. 민방위훈련법 개정을 통해 여성도 심폐소생술, 화생방 대비 교육 등의 군사기본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전시 여성은 생존지식 없이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민방위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여성 군사교육 의무화를 주장하면서 여성징병제에 찬성해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여성의 안전은 명분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여성도 기본적인 생존지식을 학교나 직장에서 교육받을 수 있고, 원한다면 민방위 훈련에도 참여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번 공약을 내놓은 것은 ‘성별 갈라치기’라는 것이다. 어쩌다 여성징병제는 정치인들의 ‘선거 전략’이 된 걸까? 진지하게 따져본다면 어떤 쟁점들이 다뤄져야 할까?


알면 좋은 맥락

여성징병제는 한국 사회에서 늘 논쟁적인 주제였다. 남성만 병역의무를 지게 하는 조항에 대해 무려 세 차례의 헌법소원심판이 있었다. 결과는 모두 합헌이었으나 논쟁은 계속됐다. 특히 2021년부터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에 29만명이 동의했다.

이러한 변화는 20대 남성, 일명 ‘이대남’의 정치적 부상과 관련돼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20대 남성의 70%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면서 ‘이대남’은 중요한 정치집단으로 떠올랐고, 여성징병제는 이들의 표심을 잡을 카드로 해석됐다. 이듬해 대선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현행 징병제 및 군인 처우 개선이 공약으로 다뤄졌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박용진 의원이 남녀평등복무제를 주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당원 중 약 32%가 2030 세대고, 이중 상당수가 남성이다. 이들은 이준석 전 대표를 필두로 결집했다.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당에서 축출되자 이대남 당원들은 ‘비윤’ 후보를 선호하게 됐다. 김기현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계 인물로 현재 당원들의 당권주자 선호도 1위지만, 2030 당원들의 지지는 부족하다. 그리고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0%가 여성징병제에 찬성한다.

그러나 여성징병제는 단순히 ‘청년 남성은 찬성하고 청년 여성은 반대하는’ 문제가 아니다. 공정성, 시민권과 의무, 병력 자원 감소 등 다양한 쟁점에서 주장과 근거들이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다. 논쟁은 오래됐지만 쟁점은 아직 명쾌히 풀리지 못했다. 그만큼 정치가 섬세하게 다뤄야 할 문제다. 아래에서 하나씩 짚어보자.


그래서 내가 궁금한 건···

쟁점 1. 남성만의 징병제, 공정한가?

여성계 내에서도 공정성을 이유로 여성 징병에 찬성하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됐다. 여성이 국방에 관련된 발언권을 제한받을 뿐만 아니라, 군대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삶의 전반에 걸쳐서 차별을 받는 ‘이등시민’으로 전락했다는 이유에서다. 비슷한 맥락에서 과거 군가산점 제도가 논란이 됐을 당시, 일부 여성 국회의원 및 연구자들은 “여성을 징병하지 않은 것은 국가인데 왜 이들을 차별하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쟁점 2. 여성은 군대에 부적합할까?

헌법재판소가 남성만 징병하는 병역법을 ‘합헌’이라고 이유는 “신체적 차이를 고려할 때 남자가 여자보다 전투에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선 찬반을 떠나 많은 비판이 제기됐다. 신체적 역량은 고정적이지 않으며, 현재도 전투병과에 여성 군인이 복무하고 있는 만큼 여성의 몸이 전투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은 편협하다는 것이다. 고도화되는 현대전에서 전투력이 신체적 특성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된다.

여성이 군에 부적합한 게 아니라, 오히려 군이 지나치게 남성중심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근 몇 년 간 여러 차례 폭로된 성폭력 사건을 비롯해 군에 만연한 남성 중심 문화 자체가 여성이 군에 자리 잡기 힘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쟁점 3. 여성 징병제로 군 병력 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저출생으로 남성 병역 자원이 감소하고 있으니 여성으로 이를 메우자는 주장이다. 북한은 120만 명이 넘는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 군은 60만 명이 넘던 병력을 2022년 53만 명까지 감축했다. 다만 이는 현행 수준의 병력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도 있다. 현대전의 특성 상 ‘머릿수’가 군의 전투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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