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 때리는 대통령실, 환율은 어쩔건데?

이런 클러버라면 주목

✔️ 윤석열 ‘뉴욕 사태’, 편파적인 언론의 문제인 건가? 의심스러운 클러버

✔️ MBC와 정부, 원래 어떤 사이였지? 궁금한 클러버

✔️ 지금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얘기할 땐가? 더 중요한 문제가 있지 않나..? 불안한 클러버

지금 상황 알아보기

지난 22일, 뉴욕을 순방하던 윤석열 대통령의 한 발언이 보도되면서 일명 ‘뉴욕 사태’가 시작됐다. 언론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아 해당 발언을 보도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회의장에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서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대통령실은 뒤늦게 해명을 내놨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 이었고, ‘국회’라고 한 것도 미국 국회가 아니라 우리 국회였다는 내용이다. 비속어 사용(’이 XX’)에 대해선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며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발언을 처음 보도한 MBC를 강하게 비난했다. 대통령실은 MBC가 사실을 왜곡하고 국익을 훼손했다면서 MBC 박성제 사장에게 ‘보도한 경위를 설명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권을 흔들어보려는 속셈이다’, ’자막조작에 대해 사과하라’면서 MBC에 항의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 언론계는 한 목소리로 맞서고 있다.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는 “공영방송 탄압”이라며 여당이 언론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도 “언론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면서 대통령실과 여당을 규탄했다.

대통령의 발언 한 마디가 정치판을 뒤흔드는 사이, 경제는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며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서 자동차 기업들은 발만 구르고 있다. 원래 정부는 이번 순방을 통해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알면 좋은 맥락

여당이 이번 사태에서 MBC에 날을 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로 거론하는 사건이 있다. 바로 2008년 광우병 사태. 여당은 당시 MBC와의 갈등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았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초기부터 강한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편 MBC 역시 과거를 언급하며 대응에 나섰다. 보수 정부가 언론 탄압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정권과 MBC의 갈등, 간략히 훑어보자.

광우병 사태

이명박 정부 초기였던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협상이 체결됐다. 협상 전까지는 2003년 미국에서 유행한 광우병을 이유로 수입 금지와 재개가 반복되고 있었다.

• MBC는<PD수첩>을 통해 광우병 소고기가 위험하며, 재협상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전부터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한 논란은 있어왔는데, 방송 이후 국민들의 반발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이는 대규모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은 50%에서 무려 17%까지 떨어졌다.
• <PD수첩>의 보도 내용에 광우병의 위험성을 과장하는 허위 정보가 포함됐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는 허위 보도와 명예훼손으로 <PD수첩> 제작진을 고발했다. 재판 결과 명예훼손은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일부 정보가 허위였음은 인정됐다.

MBC 파업과 블랙리스트

• MBC는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의 대규모 파업을 진행했다. 두 파업 모두 정부와 관련이 있었다. 정부를 뒤에 둔 사장이 보도에 개입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MBC는 공영방송이기에 정부 소속인 방송진흥회에서 사장을 임명한다. 정부의 압박을 받기 구조인 것이다.
• 2017년에는 MBC 내부에 직원들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업이 확장됐다.

그래서 내가 궁금한 건···

이번 사태, 정말 ‘편파적인 언론’의 문제인 건가?

• 국힘에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TF’를 구성했다고 하는데, MBC가 의도적으로 조작 방송을 했다는 건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MBC를 항의 방문하며 보도 경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도가 민주당과 MBC의 유착 속에서 편파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여당은 민주당 최지용 비서관이 사건 공식 보도 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을 올린 것이 MBC와 민주당의 유착 근거라고 말한다. 민주당 측은 MBC 보도 전에도 영상에 관한 정보가 SNS를 통해 이미 퍼진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MBC도 다른 언론사들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MBC가 따로 민주당에 전달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의 ‘정언유착’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양 측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실 확인’ 논란은 제쳐두고, 언론의 편파성에 집중해보자.

MBC는 ‘정치적인 의도로 국익에 해가 되는 보도를 했다’는 정부와 여당의 반응에 “뉴스 가치가 있다면 신속,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책무”라고 반박했다. 사실을 그대로 전달했으니 편파 보도가 아니었다는 의미로 읽힌다. 반대로 대통령실·여당은 보도 자체가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입장에서 언론은 중립의 의무를 저버렸다. 중립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는 것이다. 사실을 전달하는 행위에서 중립은 특정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음으로서 지켜진다.

하지만 수많은 저널리스트들이 언론의 역할이 단순한 사실 전달 이상이라고 말한다. 뉴스의 역할은 사실을 바탕으로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이고, 비판과 평가에서는 누군가의 가치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즉, 뉴스 가치 판단은 중립으로 이뤄질 수 없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MBC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MBC를 민영화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운영 주체가 민간이 되면 정치적 중립이 보장된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민영언론에서도 비판적 기능을 수행하다보면 특정한 관점이 개입될 수밖에 때문이다.

언론에 포화 쏟아내는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이번 순방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이 불발되면서 순방의 의미도 흐려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과 정부가 순방 직후 욕설 논란에 주력하면서 경제 문제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자꾸만 쌓이는 경제 문제들

• ⚡ 전기차 보조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가장 먼저 해결하고자 했던 것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문제다. 이번에 개정된 IRA(인플레이션방지법)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들에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데, 이 때문에 한국산 전기차들이 미국에서 판매될 때 받던 7,500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게 되면서 자동차업계의 미국 수출은 크게 불리해졌다.
• 📈 치솟는 원달러 환율: 시장에서는 미국 순방을 통해 통화스와프가 성사되리란 기대감이 컸다. 순방 이전부터 환율이 심상찮게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와 외환시장에 공급해 환율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결국 21일 미국 기준금리가 3% ~ 3.25%로 크게 인상됐고, 결국 28일 원달러 환율은 1440원을 돌파했다. 기대했던 통화스와프 역시 아직까진 소식이 없다.

눈 씻고 해결책 찾아보기

• 29일 카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방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의 전기차 관련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해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정말 해결책이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애초에 법안이 서명되기 전에 사태를 파악하고 정부가 외교라인을 총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지 않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환율 문제를 통화스와프로 해결하는 것은 단기적 대책일 뿐더러, 미국은 달러를 최대한 묶어두려고 하는 상황이라 응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환율 방어를 위해 가장 뚜렷한 대책은 우리도 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줄이고 자본 유출을 막는 것이다. 다음달 12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은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0.5%p(빅스텝)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오르면 환율 상승세도 완화되겠지만 무작정 금리를 올릴 수는 없다. 금리가 오르면 일단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심해진다. 그 때문에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금리 인상 외에도 한은은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달러를 확보하고, 조선사의 거래대금 선물환 매도를 지원해 달러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오늘 담소 마무리

대통령실과 여당이 강경한 입장을 내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여당은 MBC를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같은 날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MBC를 비판하며 언론 윤리를 바로잡을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들이 이번 사태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정기국회의 무게가 어디로 쏠리는지 관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