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기록실, 살짝 보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애증의 정치클럽 🍂건조 에디터입니다.
XSFM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의 국정감사기록실 방송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전 상임위를 살펴보고, 일하는 국회의원과 언론이 보도하지 않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찾아보았습니다.
오늘의 에디터노트에서는 국정감사기록실을 듣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애증의 정치클럽에서 준비해 간 이슈 중 몇 가지를 공유해봅니다.
지난 2주간의 애정클 콘텐츠
- [근본적 정치 탐구: 예산안_1] 예산안_최종_만들기 (11/7)
- [주간 애증 담소] 공매도 금지가 뭐길래 (11/9)
- [여의도 밖 정치] 전후석: 온전한 이중성, 디아스포라 (11/10)
- [근본적 정치 탐구: 예산안_2] 예산안_최종_보스_기재부 (11/14)
- [주간 애증 담소] 선거제 개혁 근황 알아보기 (11/16)
이외에도 이런 활동이 있었습니다.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
- 23국정감사기록실-기재위 (11/3)
- 23국정감사기록실-법사위 (11/4)
- 23국정감사기록실-외통위 (11/7)
- 23국정감사기록실-여가위 (11/8)
- 23국정감사기록실-환노위 (11/9)
- 23국정감사기록실-정무위 (11/10)
- 23국정감사기록실-과방위 (11/11)
- 23국정감사기록실-국방위 (11/14)
- 23국정감사기록실-산자위 (11/15)
- 23국정감사기록실-행안위 (11/16)
구독자분들께선 이런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김포가 서울로 갈 수 있다면 (11/2)
- (김포 서울 편입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으면, 대통령 공약이나 지방선거 공약에 나왔어야죠. 서울 편입되면 김포는 세수 3천억원 줄어들고, 쓰레기장 받고, 서울 강남 출근은 계속 2시간 걸립니다. 서울 인구수가 줄어든 것은 집값이 올라서입니다. (김포시민 님)
애정클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의견 제시는 늘 환영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의견에 대해서도 피드백창을 통해 의견을 남겨주시면, 다음 에디터 노트에서 논의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편하게 찾아주세요!
*보내주신 의견은 에디터의 편집을 거쳐 소개됨을 알려드립니다. 내용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독성을 위한 편집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의견은 합쳐서 제시되기도 합니다.
🍂에디터 스토리
23국정감사기록실에서 애증의 정치클럽은 총 13개의 상임위, 37개의 이슈를 다뤘습니다. 그중 3가지를 에디터노트에서 살짝 소개드립니다.
1️⃣ 늘봄학교의 함정_더불어민주당 강민정_교육위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돌봄 정책 중 하나입니다. 초등학교에서 최장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돌봄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교육부는 특히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 적응을 돕는 초1 에듀케어를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늘봄학교는 전국에서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이고 현재 시범운영 중입니다.
강민정 의원은 늘봄학교의 실현가능성 문제를 두루 살폈습니다. 늘봄학교는 기본적으로 인력 수요가 큰 사업인데요.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와 비정규직 행정인력을 늘려서 대응하겠단 방침입니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으로 늘봄학교 시범 운영 학교에 추가 지원된 인력은 모두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사실 초등학교엔 돌봄전담사라는 정규직 인력이 있습니다. 교원은 아니지만 방과후 돌봄 프로그램을 전담하는데, 돌봄전담사 충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강사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건, 강사 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고, 강사 구하기가 어렵다는 건, 결국 선생님들이 일을 하게 된다는 뜻이었죠. 경북에선 초1 에듀케어에 참여하는 66개 학급에 45명의 정규 교사가 투입됐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정규 교사가 에듀케어를 전담해 총 503명의 교사가 들어갔습니다.
돌봄 수요가 많은 학교는 과대학교고, 과대학교에는 공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늘봄 운영 학교의 72%가 겸용교실을 씁니다. 공간 부족의 문제는 과중 업무와 연결됩니다. 초등학교 교사의 수업 준비와 행정 업무는 교실에서 이뤄지는데요. 행정 업무를 위해 교사가 돌봄 인력에게 교실을 맡기고 이동하면 곤란한 상황이 됩니다. 안전 관리 문제가 끼어들기 때문이죠. 비정규직인 늘봄학교 인력에게 안전사고의 책임을 떠넘길 수 없습니다. 결국 교실을 지키는 업무를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업무는 높은 확률로 저연차 교사에게 넘어갑니다.
교육부는 교육위 국감 전날이었던 17일, 기존 학교 운영과 늘봄학교 운영을 완전히 분리하는 모델을 도입해 교사 업무 부담을 해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1시면 아예 새로운 인력팀이 들어와 늘봄학교를 전담한다는 건데요. 새로운 팀이 들어와도 기존 학교 운영과 물리적으로 분리되지 않는다면 늘봄학교 운영의 책임은 여전히 교사에게 떨어집니다.
⭐한줄 평: 전직 중학교 교사였던 강민정 의원의 현장 이해가 돋보였습니다. 국감 준비 도중 갑작스럽게 등장한 정책 변화도 빠르게 분석해 감사 내용에 반영했습니다.
2️⃣ 탈북민 여성이라는 사각지대_국민의힘 지성호_여가위
국내 탈북민의 75%가 여성입니다. 그중 25%가 한국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습니다. 전자발찌가 뭔지 몰라서 결혼했다가 이혼 소송을 한 사례, 성폭력이라는 말이 뭔지도 몰라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사례, 탈북 과정에서 보호를 담당하는 군인과 신변 보호 담당관이 가해한 사례 등, 상식에서 벗어난 피해가 비일비재합니다.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의원은 국감 내내 탈북 여성에 대한 보호를 요청했습니다.
탈북 여성 지원 사업은 이주 여성 지원 사업의 일부로 시행됩니다. 하지만 이주 여성과 탈북 여성이 처한 상황은 매우 다릅니다. 성인지교육부터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하죠. 2021년 여가부가 관련 연구 용역을 맡겼고, 맞춤형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탈북 여성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지원센터도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전국에 총 10곳의 탈북 여성 지원 센터가 있는데, 소재지가 탈북 여성 인구 분포와 관계없이 선정됐습니다. 당연히 인력 문제도 있습니다. 센터별 상담원이 1명인데, 이 1명이 출장비 없이 찾아가는 상담을 진행해야 합니다. 지원 대상을 발굴하려는 의지가 없는 게 당연합니다.
지성호 의원이 가장 심각하게 본 건 탈북 과정에서의 인신매매였습니다. 올해부터 인신매매 방지법이 시행됐는데요. 이 법안에 외국인 피해자에 대한 조치는 나와 있는데, 탈북 여성 인신매매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관련해 여가부에서 하고 있는 사업이 전혀 없는 겁니다. 지성호 의원은 여가부 차원에서 탈북민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을 일선에 배치해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주길 요청했습니다.
김현숙 장관은 줄곧 통일부와 논의해 보고 챙겨보겠다고 답했는데, 지성호 의원은 이게 답답했는지 통일부는 정체성 상 그런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처별로 업무를 쪼개면 여성, 청소년 문제는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한줄 평: 소관 부처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문제를 발굴해냈습니다. 탈북민의 특수성에 대한 정부의 인식부터 여가부 폐지로 불거진 구조적·행정적 문제까지 포괄하고 있는, 곱씹어 볼 거리가 많은 질의였습니다.
3️⃣ 은행과 공탁금의 관계_더불어민주당 이탄희_법사위
시중은행의 성과급 중 최소 몇 억원은, 법원이 받았어야 하는 돈입니다. 법원이 맡긴 공탁금을 운용하는 은행은 공탁금을 통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법원에 돌려줘야 합니다. 지난 8월 기준 은행에 있는 공탁금 잔고는 무려 11조원, 5년치를 계산하면 48조원입니다. 그 수익금만 5년간 무려 1조 2천억원입니다.
법원은 이 돈에서 받아야 하는 출연금을 늘 과소 산정해 받아왔습니다. 5년간의 운용 수익 1조 2천억원 중 법원이 받은 돈은 4300억원입니다. 남은 8천억은 은행이 가져간 것이죠. 출연금 비율은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그에 맞춰 매우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5년간 576억원을 더 받아야 했습니다.
관련해 이전 국감에서도 지적이 있었고, 작년 감사원에서 시정조치 통보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시정조치 통보 이후 받아야 하는 돈만 378억이었는데요. 이 돈은 원래 법원에서 받아 사법 서비스 진흥 기금으로 써야 합니다.
이탄희 의원은 질의에서 그간 법원이 ‘돈이 없어서’ 못한 일을 열거했습니다. 가정학대 피해 아동 집단 치료 사업의 경우, 예산 부족으로 2번에 그쳤는데 출연금을 받았으면 750번을 할 수 있었습니다. 범죄 피해자 치료비는 전치 3주 이상의 피해자를 1300명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보관 은행으로 선정된 곳들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공탁금 보관은행은 법원 당 1곳인데요. 선정되면 최소 5년간 공탁금을 관리합니다. 은행들 사이에선 ‘알짜’ 사업으로 꼽혀 경쟁이 치열한데,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공탁금관리위원회에서 연구 용역을 발주해 복수은행 허용을 논의하고 있는데, 이탄희 의원은 이를 기다릴 수 없으니 차라리 전처럼 한국은행이 일괄 관리하거나 수의계약 대신 공개 입찰로 선정하는 안을 고려해달라고 제안했습니다.
⭐한줄 평: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사안의 심각성과 빠른 해결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습니다. 해결책까지 분명히 제안하는 실속 있는 질의였습니다.
이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으니, 위의 링크를 통해 일청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치혐오를 떨쳐내고, 응원하고 싶은 정치인을 발굴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