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액의 가상화폐 재산을 보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김 의원은 처음엔 정당한 코인 거래였다고 주장하다 결국 사과했습니다. 민주당은 김 의원에게 가상자산 매각을 권유하고, 당 차원 진상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불법성이 드러난 것도 아니었는데, 왜 이 정도로 문제가 된 걸까요?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재산

지난해 1~2월, 위믹스코인 80만여 개가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지갑으로 유입됐습니다. 이는 당시 약 60억 원의 가치를 지녔습니다. 위믹스는 게임 회사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화폐 코인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의원의 위믹스 코인은 다른 거래소로 전량 인출됐습니다. 보유했던 코인이 더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김 의원의 대규모 거래 내역을 ‘이상 거래’로 감지하고 검찰에 통보했습니다. 대규모 거래에는 불법적 요소가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조사를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불법 거래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의혹과 해명 정리

워낙 대규모의 거래이다 보니, 코인 거래 과정과 투자금 출처 등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의혹 1: 가상화폐 투자금은 어디서 났나?

• 해명: 보유하고 있던 LG디스플레이 주식 매매대금(9억 8천여만 원)으로 여러 가상화폐에 투자하다가 위믹스 코인을 매입했다.

의혹 2: 왜 비트코인 등 대형코인이 아닌 위믹스에 투자했나? 내부 정보를 알고 거래한 건 아닌가?

• 해명: 대형 게임 회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이어서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의혹 3: 코인을 팔아 대선 자금으로 쓴 건 아닌가?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시점에 맞춰 현금화하진 않았나?

• 해명: 대선 자금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코인 수익은 전세 보증금과 다른 가상화폐 투자에 사용했다.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되기 전에도 실명 계좌로만 거래해왔다.

김 의원은 초기 투자금과 거래이체 내역까지 공개하며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투자금 출처와 코인 보유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코인 거래가 합법적이더라도, 이번 논란은 평소 김 의원의 검소한 이미지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왜 1년이나 지나서 밝혀졌을까?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 내역을 공개해야 합니다. 김남국 의원은 2021년부터 매해 재산 내역을 신고했지만, 가상화폐 재산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가상화폐 재산은 현행법상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가상화폐를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하도록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미신고 가상자산이 정치인의 불법 재산 증식이나 은닉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공직자가 일정 금액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할 경우 금액, 종류, 보유 거래소를 신고해야 합니다. 한국의 21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아직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건 뭐지?

이번 논란에 관한 뉴스에서 ‘이해충돌’이란 단어가 자주 보입니다. 이해충돌이란 공직자의 의무와 사적인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공직자로서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거나 특정 단체에 혜택을 주어 이득을 취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이해충돌방지법이 존재합니다.

김남국 의원 사례에도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습니다. 쟁점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 발의
  
  김남국 의원은 2021년 가상자산의 소득세 부과를 1년 유예하는 법(소득세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가상화폐를 보유한 본인이 이익을 볼 수 있는 법안 발의에 참여한 것입니다.
  
  김남국 의원은 법안 발의가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법률 발의가 아닌 법안 심사를 이해충돌 요건으로 본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해당 개정안은 김 의원이 속한 법사위에서 심사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해충돌방지법을 김 의원에게 적용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법사위는 상임위를 통과한 거의 모든 법안을 심사합니다. 이에 가상자산과 관련된 다른 법안을 김 의원이 다룬 적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나아가 모든 국회의원의 코인 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 NFT를 활용한 이재명 대선 펀드 기획
  
  위믹스는 이용자가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을 NFT(대체불가토큰)로 거래할 수 있는 NFT 테마코인입니다. 김남국 의원은 위믹스 보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NFT를 활용한 이재명 대선 펀드를 기획했습니다. 위믹스에 호재가 될 만한 프로젝트였기에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기획입니다. 실제로 펀드 출시 직후 위믹스를 포함한 NFT 테마 코인들은 잠시 상승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아직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에디터 청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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